아버지의 위대한 유산
유영국
2019.01.05
조회 130
오늘도 안방에 걸린 아버지. 어머니의 사진을 바라보며 인사를 하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가 시작 된다. 살아생전 효도 한 번 못한 불효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니 마음이 아프고 저려온다. 이맘때가 되면 유독 더 생각이 나게 한다.
아버지의 기일이 다가 오기 때문이다.
병환이 깊어진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자 바람은 장남인 제가 하루 빨리
결혼을 하는 것이다. 제대를 한 후 방황과 불효의 기나긴 터널을 종지부 찍
기 위해 집안 어른들이 주선한 지금의 아내와 만난지 한 달만에 서둘러 결혼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아버지는 너무너무 기뻐하시며 두 손을 꼭 잡고는 3가지만 지키면 최소한
가장의 체면유지는 물론 아내에 대한 배려이며 사랑이기에 가정에 평화가
온다는 것이다. 당시엔 철부지 였기에 지나가는 당부로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항상 곁에서 끝까지 다정한 보호자가 되어줄줄 알았던 아버지가 얼마 후 영
원히 돌아 올수 없는 나라로 가셨다. 그리고 언제 부턴가 그 말씀이 생활의
지침이자 습관이 되었다.
성질이 급하기로 따지면 둘 째가라면 통곡하고도 남을 만함을 잘 아시는
첫 번째 당부의 말씀은 화가 나면 무조건 3초를 참은 후에 말하고 그래도
화가 안 풀리면 직선적으로 말하지 말고, 돌려서 억지로라도 웃으며 말하는
습관을 가지라는 것이다. 술자리에서는 반드시 3잔 이상은 마시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며, 술은 취하려고 마시는게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
한 보조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밖에 나갔다가 옷을
갈아 입을 때는 반드시 세탁기 앞에서 갈아 입고 세탁물은 직접 즉시 넣어라
는 것이다.
나이가 들고, 결혼 생활의 연륜이 점점 쌓이자, 행복은 크고 먼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고 가까운데서 오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하여 주셨다.
완벽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마지막 당부의 말씀을 늘 기억하고 노력한 덕분에
지금까지 예쁘고 마음씨 고운 아내와 행복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고 고맙고
아버지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자꾸만 솟구쳐 오른다.
하늘 나라에서도 늘 행복하라고 기도하고 계실 아버지와 홍진영의 사노라면을
함께 듣으며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꼭.꼭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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