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모부
조완희
2019.01.17
조회 82
저에게는 올해로 67세가 되신 이모부가 계십니다.

이렇게 날씨가 춥고 쓸쓸한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분인데요.
지금은 가정사정으로 인해 홀로 조금 멀리 떨어져 혼자 살고 계시지만,
한때는 정말 하루라도 못 보면 안될 정도로 우리 집과 가까이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한 이십여년 전쯤의 일이었는데요.
그때 저희 가정이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전기요금이며 수도요금, 그리고 전화요금도 여러 달치를 내지 못해서
모두 강제로 끊기는 그런 처지에 있었을 때,
마침 공중전화에서 저희 집으로 전화를 걸던 이모부는, 통화 연결은 안되고
기계음으로 전화가 끊겼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답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이모부의 머릿속으로는 마치 우리 가족이 아주 머나먼 섬으로
고립되어 버린 것처럼 그렇게 안타깝고도 슬프더랍니다.
그래서 전화기를 붙들고 선 채로 눈물을 펑펑 흘리셨답니다.
그랬더니 공중전화 부스 밖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던 어느 분은
다 큰 어른이 울고 있는 그 광경을 보고는 슬며시 다른 곳으로 가더라는
얘기를 나중에 우리 식구들에게 들려 주셨습니다.

그건 인생의 짧은 에피소드였겠지만, 저희 어머님께서는 그때 이모부의
선한 마음과 함께, 우리와 아픔을 공감해 준 고마움을 두고두고 말씀하십니다.

그 당시에는 저도 나이가 어려서 어머니나 이모부의 그 깊은 속을 잘 몰랐지만
이만큼의 세월이 흘러서 저도 나이를 먹고 세상살이의 어려움도 경험하고 보니
두 분의 심정과 그렇듯 애틋했던 마음들을 너무나도 잘 알것 같습니다.

이제 며칠 있으면 구정 연휴가 다가오는데, 어머님과 저는 모처럼 전국을
돌면서 여행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어머님께서 마침 좋은 의견을 주시는군요.
이번 여행에 이모부님을 모시고 같이 다니자고요.
그래서 이모부님께 조금 전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생각해 보시고 바쁜 일이 없으시면 같이 가십사고 부탁을 드렸고,
아직 대답이 없으신데 꼭 같이 갈 수가 있어서 옛날얘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참 좋겠네요.

'박승화'의 '가요속으로'를 듣다가 문득 생각난 추억이라 글을 썼습니다.

예전에 이모부랑 노래방에 갔을 때 불러 주셨던 노래예요.
' 노고지리'의 '찻잔'을 청해 봅니다.

만약 선물이 당첨된다면 기타를 갖고 싶은데요.ㅎ ㅎ 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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