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남편의 미역국
인은미
2009.09.11
조회 30
남편의 생일은 추석전날이라 한번도 미역국을 끓여준 기억이 없답니다.
여든을 바라보시는 시어머님때문에 추석 2`3일전쯤 시골로 내려가야하는 저와 회사일이바빠 추석 날 새벽에야 도착하는 남편때문이었죠.
결혼해서 첫해는 꼭 미역국을 끓여주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 마음이
너무 아파 남편에게 "이번 한번만 휴가를 내고 함께 내려가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벌컥화를 내며 "그럼 내가 할일을 누가해주느냐고 나때문에 다른사람이 늦게가면 어쩌냐구" 말하길래 너무 속이상해 막울었습니다. 그리곤 결혼해서 10년동안 한번도 남편에게 함께가자는 이야기를 하지않았죠.
추석때가 되면 저 혼자 아이들 둘 데리고 내려가 두부공장을 하시기에 눈코뜰새없이 바쁜 시어머님 도와 새벽두시부터 다섯시까지 일하고 시어머니께서 파시는 동안에 들어가 아침준비하고 아침식사를 마치면 시어머님이 조금이라도 쉬실 수 있게 어린 딸아이를 엎고 나와 두부를 팔곤했죠. 지금은 딸아이가 커서 함께 "두부사세요"를 외쳐주지만 그때만해도 얼마나 힘이들었던지... 하루종일 시어머니와 두부를 팔곤 퉁퉁부은 다리를 풀기위해 함께 목욕탕에가선 어머니 등도 밀어드리곤 했는데 평생 고생만 하셔서인지 너무나 야윈등때문에 마음이 아파 어머니 몰래 울던 기억이납니다. 그래도 그 가녀린 몸으로 9남매 키우시고 가르치시고 하셨으니 대단하신 분이시죠.
늘 바쁘고 힘들게 사셨어도 자식들 자라는 모습에 힘든줄 모르셨다는
어머니!
장성한 자식들의 전화 한통화에 웃으시고 한두시간 주무시면서도 먼길온 자식들 만난것주시려 명절음식준비하시는 모습에 분주하시기만 합니다.
온가족이 모여 웃음꽃피우며 보낼 수 있는곳!
아무리 먼길 달려가도 피곤하지 않는것 버선발로 달려나오실 어머니가 계시기때문이죠.
올 추석도 남편의 미역국은 끓여줄 수 없겟지만 어머님 힘든일 조금만하시게 일찍 내려가 도와드려야겠네요.

나훈아-홍시
최진희-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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