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위로 언니가 있습니다.
밑에 남동생이 하나 있구요.
그러다보니 위아래로 치이는 삶을 살았던 저랍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전 한번도 제 옷. 정말 말그대로 제 옷이 없었습니다.
아버지 혼자만의 월급으로 자식 셋을 키워야 헀으니
알뜰살뜰하셨던, 아니 조금은 억척스러우시기까지 했던 어머니가
언니 옷 물려입으면 된다며
제 몫의 옷을 사주실리가 없었습니다.
동생은 또 혼자 남자이다보니 가끔씩 자기 몫의 옷을 챙겨받을 수 있엇지만 전 무슨 죄란 말입니까?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제가 착하긴 했던 모양이에요.
혼자 속상해 눈물을 흘린지언정 그 건으로 어머니께 대들어보진 않았으니까요.
근데 한창 멋을 알게 되었던 사춘기가 되어선
옷 문제로 어머니에게 서운함을 토로한 적이 있었어요.
아마도 중학교 2학년때였었을 거에요.
추석 끝나고 학급별 테마여행을 가는데
아이들은 같이 이대앞을 간다느니 명동을 간다느니 하며
그날 입고 갈 옷을 살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더라구요.
많이 망설이던 끝에 어머니께 운을 띠어봤더니
어머니는 퉁명스러우신 말투로
"옷 같은 소리한다. 니가 옷이 없어서 옷타령이냐?
니 언니 입던 옷이 장안에 가득하다.. 참나..
지 엄마 힘들게 안쓰고 안먹고 알뜰살뜰 살아보겠다고 용을 써도
남편이 알아주나.. 자식새끼들이 알아주나.."하면서
그전날 아버지와 다투기라도 하셨는지
제게 다 퍼부어대시더라구요.
그게 얼마나 서운하던지 저도 좀 참았으면 좋으련만
"엄만 엄마 생각만 해?
난 나대로 속상하다구..
친구들 메이커 옷 사고 으시대는데
나는 소매 길은 옷 접어가며 애들이 눈치줄까싶어
기죽어 산다고...
내가 옷사달라고 한번이라도 투정부린 적 있어?
학교에서 여행가니깐 그냥한번 물어나본건데 그렇게까지 화낼 건 뭐야?"
하면서 대들었고
그날 이후 며칠간 집안 분위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근데 아이러니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해 추석 전 처음으로 제몫의 옷,, 그것도 메이커 옷을
추석빔으로 선물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는 아이 젖준다는 말이 그냥 있는 건 아닌 거 같더라구요.
지금도 추석만 되면 이상하게 그때일이 생각나서
어머니한테 괜시리 죄송해지기도 하지요.
저도 두딸을 기르는데 둘째한텐 이상하게 옷을 사게 되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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