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서른 네해 전...
남도의 어느 작은 농촌 중학교때 제 서툴고 어눌한 설레임은 시작되었답니다.
그시절 국어책에 실렸던 황순원님의 "소나기"속에서 금방 물방울을 털고 걸어나온 것처럼 짧은 스포츠머리가 상큼하게 느껴졌던 소년, 유난히 자전거 바퀴살이 햇살에 반짝이던 소년 - 전 어쩌면 현실의 소년이 아니라 그 소나기속의 순진하기만하던 그 소년속으로 빠져들었던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오랜세월 그 더이상은 자라지 않는 사랑속에 머물 수 없었을테니까요....
중학교를 마치고 우린 각자 더 큰 꿈을 꾸기위해 J 시로 소위 말하는 유학을 왔지요. 우물안 개구리같았던 순수하던 그 소녀의 눈에 비친 도회지는 어찌그리 낯설기만 했던지, 그리고 왜그리 그리운 것들이 많아 허기가 졌던지요.
J 시로 올라온 첫해에 맞은 한가위는 - 보름전부터 전 하늘의 달을 올려다 보며 매일밤 저 달이 쟁반처럼 둥글어지기만 하면 난 그리운 것들이 나를 채워줄 그 곳, 그 그리운 곳으로 달려가리라는 기다림으로 하루하루를 애타게 달이 살지기만을 기다렸었답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달려간 그 날 ..... 그 소년과 제가 사는 동네는 멀리 시내버스가 내려오면 뿌연 신작로의 먼지가 버스 꽁무니에 안개처럼 피어나는 게 보일 정도의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거리에 살고 있었는 데 그 외진 신작로길에서 그토록 혼자 그리움속에서 알토란처럼 키워왔던 그 소나기소년을 만났지요..
아~아~ 그 때 아득해져만 가던 제 의식너머 저 건너편에서 낯선 도회소년으로 변해있던 그를 확인했던 그 순간의 아득함이란.....
손가락 걸어 만남을 약속한 것도 아니었던 사이였기에, 단지 목각인형처럼 내 중학교 기억속에서만 스케치하고 예쁜 추억의 물감을 칠하고 동화처럼 혼자 써온 풋풋한 사과같은 감정이었기에 정말로 '완전한 타인처럼' 한마디 인사만을 건네고 그냥 스쳐보내야했던 그 순간의 안타까움이 지금도 미련처럼 저를 서성이게 합니다... 이렇게 한가위를 앞 둔 스산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말입니다.
- 특별해서사랑하는게아니고사랑해서특별해지는거라고....
그렇지요.내가 사랑했기에 특별한 사람이 되었던게지요...내게.
신청곡 - 최성수의 남남, 양희은의 한계령...... ( 내 인생길의 감정의 성장을 허락해준 소중한 인연 감사합니다.)
참으로 둥글고 밝았더랬어요..추억속의 그시절 보름달은
김옥순
200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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