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빈 손으로 간 고향
신정자
2009.09.16
조회 26
벌써 10년이 지난 IMF시절 남편의 실직은 커다란 아픔이였지요
다니던 회사의 부도가 그렇게 가정을 큰 타격으로 몰아 넣을줄 몰랐어요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을 두고 새벽에 신문배달과 우유배달을 하고
낮에는 마트에서 알바를 하기 시작했지요
하루종일 취직자리 구한다고 밖으로나가 저녁이면 풀이 죽어 들어오는 남편을 보면서 여보 올해 추석에는 고향에 못 가겠다 했더니
그래도 부모님들 기다리실텐데 빈손으로라도 가자고 하더군요
그래도 갔다 오려면 경비가 20만원이상 들어갈텐데 한달 동안 신문 돌려도 20만원밖에 안돼 이번은 그냥 전화 드리고 말자고
형님들에게 내가 잘 이야기 할께 했지만
내려가고 올라오는 것은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무슨 은행에서 공짜로 고향가는 관광버스 이벤트에 당첨되어 공짜로 갈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빈손으로 아이들 손을 잡고 수원에서 서울까지가서 관광버스를 타고
8시간을 걸려 시댁에 갔는데 형님들은 선물로 이것 저것 많이들 사 오셨더군요
빈손으로 들어오는 저희들을 보면서 동서 못 온다면서 어떻게 왔어
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형님들
예 그래도 얼굴이라도 뵙고 가려고요
얼굴 많이 상했다 고생 많다 하고 늦은 밥상을 차려 주는데
어찌나 고맙던지요
너그러운 형님들 덕분에 추석명절 정말 아무런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돌아오는길 두 형님들은 저희가 어렵게 산다는것을 아셨는지
보따리에 먹을것 바리바리 싸 주시면서 힘내라고 격려를 해주시더군요
꼬깃꼬깃한 돈 3만원을 어머니께 드리면서 내년에는 더 많이 드릴께요
하자 그래 네가 고생 많다하시면서 어머니는 말없이 받으시더라고요
집에와서 추석 음식과 고추장 된장을 정리하는데 그속에 하얀 봉투가 들어 있더군요 거금 30만원이 였어요
부랴 부랴 전화를 드렸더니
어머니께서 나하고 네 형님들이 십만원씩 보탰다
고생스럽지만 참고 열심히 살아라 하시면서 또 전화 하자 하시면서
끊으시더군요
수화기를 들고 한참을 울었어요
너무 고맙고 죄송해서요
더 이를 악물고 체력이 바닥 날때까지 일했어요
그러다보니 남편도 취직이 되고 형편이 좀 나아지더군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했듯이 저희 부부 서로 마음을 모아 맞벌이 하다보니 이제는 떳떳하게
작은 선물 사서 시댁에 찾아 갈수 있는 여유가 생겼네요
어려울때 도와준 형님들 너무 감사하고 고맙지요
올해는 형님들께 저도 용돈 줄수 있는 추석이 되겠어요
비자금 모은 돈으로 그 동안의 고마움을 표시하렵니다
힘들때 서로 도와주는 저희 식구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꼭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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