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에 유치원에서 딸아이가 반에서 선생님과 송편을 만들어애 하는데 꼭 한복을 입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딸 아이의 한복을 사기 위해 진시장에 나갔습니다.
진시장에는 너무나 예쁜 색동 한복들이 많이 걸려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입는 다 해도 계량한복도 정말 멋지게 반들어져 있더라구요.
제가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몰라 잠시 단상에 올라 아주머니가 주시는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도란 도란 얘기를 주고 받는데 문득 제가 딸 아이 나이였을때의 추석날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어릴때 명절날이 되면 꼭 입어 보고 싶은 것이 있었어요.
색동 저고리에 빨간 치마, 거기다가 색동 고무신까지...
하지만 저희집은 그리 넉넉한 형편이 못 되어서 전 10살이 되도록 동네 아이들이 명절날 입은 색색의 한복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기만 했답니다.
그리고는 한복을 사 주지 않는 엄마를 저 혼자서 많이 원망 했어요.
언니도 저와 마찬가지로 친구들이 입은 한복을 넋 놓고 쳐다 보고 있었습니다.
집안 형편이 아무리 안 좋아도 첫째 오빠의 한복을 엄마는 꼭 챙기셨습니다.
왜 오빠만 한복을 입히는 건지... 어린 우리들은 그게 늘 불만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감정을 눈치 채셨는지 어느 추석날 어머님은 제 한복을 어디서 구해 오셨어요.
제가 그렇게 입고 싶어 했던 색동 저고리에 빨간 치마였지요.
전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좋아서, 기뻐서 말입니다.
친구들에게 꼭 자랑하리라 마음속에 되새기며...
다음 날 잔뜩 멋을 내고 동네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한복입은 제 모습을 자랑하려고 나갔는데... 전 그만 울음을 터뜨렸답니다.
아이들의 수군거리는 소리에...
알고 보니 제가 입은 한복은 우리 동네 향미가 작년에 입던 한복이었는데, 작아 져서 향미 엄마가 우리 엄마에게 저 입히라고 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늘 부러운 눈으로 길심이를 쳐다보는게 마음에 걸리셨다며...
아이들은 향미것을 제가 얻어 입었다고 철 없이들 놀려 대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어찌나 창피 하던지...
그리고 그렇게 예뻐했던 향미의 한복도 다시는 입을 수가 없었습니다.
친구들의 눈이 무서워서...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그때는 왜 그랬는지...
오히려 지금은 그 짖궂엇던 친구들이 떠오르기 보다는 절 보며 가슴 아팠을 엄마의 마음이 전해져 옵니다. 우리 엄마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엄마 죄송해요, 하지만 엄마 다 잊으셧죠?
철없었던 절 용서하세요, 엄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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