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남매에 셋째 딸이었던 엄마, 4형제의 아빠..
그리고 우리 딸 넷..
셋째인 저까지 시집가서 사위, 손주녀석들까지 오면
북적북적 좁은 집이 꽉 차서
시발이 현관 저쪽 까지 밀려가
누구 신발인지 한참 찾아야 했던, 그런 명절이었는데..
송편만들겠다고 너도나도 팔 걷어부치고
아이들은 옆에서 밀가루 반죽 가지고 놀고,
우리 딸 넷은 옆에서 끝도 없는 수다 떨며
송편 속에 깨, 팥, 콩 등의 소가 아닌,
수다 소를 넣으며
하루가 어찌 갔는지도 몰랐던 명절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엄마 돌아가시고 맞았던 첫 추석..
그 시끌벅적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시장에서 사온 송편과 불고기, 반찬 등으로..
간신히 한상을 꾸역꾸역 채워서 조용히 저녁을 먹었던..그날.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꾹 참으며
내가 울면, 언니들, 동생..아빠가..더 울 것 같아서
코부터 빨개지는 서러움, 그리움을
한숟가락 밥을 떠넘기며 같이 삼켜냈지요..
이제 조금씩 조용한 명절에 적응이 되어 버린 지..8년..
그래도 명절이면,
우리들을 위해 장을 보시고, 음식을 준비하시던 엄마의 뒷모습이,
엄마의 음성이...너무나 그립습니다..
올 추석엔,
시장에서 산 송편이 아닌
정성들인 반죽과 여러 가지 소를 준비하여
다시금 잊었던 수다를 풀 수 있도록
저부터라도 더 크게 웃어 보려구요..
예전처럼은 아니어도
조금은 시끌벅적한 명절로 만들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아니, 이제 그럴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야 어떻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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