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다이어트에 실패를 해서 이번엔 가볍게 걸어서 출퇴근을 하리라 다짐을 했습니다.
직장이 걸어서 삼십 분 거리에 있어서, 매일 걷기만 해도 살이 덜 찔 것 같아서요.
오늘 아침부터 걸어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창밖을 보니 부옇게 미세먼지가 끼었더라고요.
그래서 마스크를 쓰려고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에요.
1회용 마스크를 한 박스 사다 놓았거든요.
서랍을 다 뒤지다가 남편에게
"자기야, 마스크 자기가 치웠어?"
하고 물었더니 남편 대답이
"그거 어머니 갖다 드렸는데."
그러는 거에요.
시부모님께서 전남 영암, 월출산 아래 사시거든요.
하긴 월출산 아래도 미세먼지는 피해갈 수 없더라고요.
그래도 두 분은 집에서 소일거리로 텃밭 가꾸시면서 사시는데 마스크를 통째로 갖다 드리다니...
출근 시간 늦겠다 싶어 그냥 나오는데 그만 울컥 짜증이 나더라고요.
버스를 타고 오면서 남편이 미워서 쪼잔하게 마스크를 다 갖다 준다고 투덜거리다가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하긴...우리는 쉽게 사지만 시골에서 마스크 사다 쓰시기는 힘들겠지. 잘했네.'
하고 생각하니 한결 편안하더라고요.
퇴근길에 마스크 한 박스 사가지고 가야겠어요.
좋은 거 보면 부모님부터 생각하는 우리 남편,
정말 효자지요?
효자치고 악인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좋은 남편 만난 것도 복이지요.
남편과 함께 듣고 싶습니다.
딕펑스의 '비바 청춘' 이나
이승철의 '서쪽 하늘'
안되면
김동률의 '감사'
말고도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
유리상자의 ' 사랑해도 될까요'
뭐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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