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은 저희 시아버지의 79번째 생신이었습니다.
내년이면 벌써 팔순이 되시네요.
몇 년 전 아버님 팔순잔치를 어떻게 할까 상의하려니까
"내가 그 때까지 살랑가..."
하시면서 시아버님께서 말끝을 흐리셨습니다.
깜짝 놀라서 제가
"그럼요, 아버님. 요즘은 90세에도 다들 정정하세요."
하면서도 왜 마음 약한 말씀을 하실까, 어디가 편찮으신가...하고 걱정을 했었습니다.
다행히 시아버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건강하십니다.
땅을 지닌 것이 없으셔서 여기저기 노는 땅을 개간하셔서 이것저것 조금씩 재배를 하세요.
밭이 아닌 땅에서 돌을 파 내고, 기름진 밭을 만드시느라
"아이구 허리야, 아이고 팔이야, 아이구 무릎이야." 하실 때가 많지만 그래도 건강하십니다.
돌담을 두른 아버님의 밭을 볼 때마다 사람의 힘이 이렇게 무섭구나 하는 경외감이 들 정도에요.
콩이며, 참깨, 양파, 마늘, 고추 등등을 심으셔서 늘 참기름, 깨소금을 떨어지지 않게 주십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이번 생신 때도 아버님은 또 새로 일구신 밭을 자랑하십니다.
남편은 땅주인 좋은 일만 한다고 그만 하시라고 해도 아버님은
"어쩐다냐? 내가 길러 먹으면 나도 좋은 거쟤."
하시면서 허리를 쭉 펴십니다.
이번 생신 때는 제일 맛있는 소고기를 사다가 미역국도 끓여 드리고 소고기 구이도 해 드렸어요.
아버님!!
고기 많이 드시고 힘 내세요.
내년에는 더더욱 건강하시고요.
아버님의 백세 인생을 응원합니다.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는 김성환의 '묻지 마세요', '인생'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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