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앞에서 월마나 시간을 보냈는지
아내가 연신 밥먹어를 외치다 지쳤는지. 아들녀석이 저의 바지주름을
잡고 서있습니다.
어. 아들 왜?
엄마가 밥먹으래. 안들려?
아.그래?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알았어 아빠 금방 갈테니까
아들 먼저 엄마랑 먹고 있어.
그때 아내가 문을 쾅 열고 들어왔습니다.
당신이 무슨 아이돌이라돼? 거울앞에서 몇시간째야.. 뭐하는데?
아..그게 아니라. 여기 봐봐 내나이가 몇인데. 벌써 이렇게 흰머리가.
친구들이 나보고 이제 손주본다고 해도 믿겠다고 놀리는데
이거 안되겠더라구.
당신 흰머리때문이 아니라. 머리숱이 없어서 그런거 아니야?
머리숱도 없는데 흰머리를 그렇게 뽑으면 어떻할라고 그래!
저는 다시 거울을 들여다 봤습니다. 그리곤 한숨이 푹... 땅이 꺼지라
나오며. 그래. 노안이란 단어는 이렇게 머리숱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반비례로 자주 듣는 말이 되어버렸다.
이제 가발이라도 장만해야하는지. 신세한탄을 하며
식탁에 가서 앉습니다
이런 속내를 읽었는지 아내는 콩자반을 내오며 말합니다.
자 이거 먹어. 검은음식이 머리에 좋다고 하네.
그리고 당신은 머리숱이 없어도 멋있어. 남자는 머리숱 까지것 조금 없어도
괜찮아. 그리고 흰머리는 염색하면 되지..
아들녀석도 한마디 덧붙힙니다.
아빠 기달려봐 내가 밥먹고 아빠 흰머리 뽑아줄께.
오늘은 100개 무료로 뽑아줄께.
아이구 우리아들. 인심 후한데.. 하하
그런데 어쩌지 아빠 흰머리 100개나 뽑아주면 정말 가발써야 되겠는데.
그렇게 식탁위에선 웃음꽃이 핍니다.
문득 창가로 시선을 옮겨봅니다. 어느새 활짝핀 벗꽃이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래 노안이 대수냐. 나에겐 이렇게 이쁜 아내와 아들녀석이 있는데.
이승환의 가족 신청합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