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퇴근길에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어요.
"엄마, 저녁은 드셨어요?"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기운이 없는 목소리로
"몸살기가 있더니 입맛이 하나도 없고 기운이 쏙 빠진다."
그러시는 거에요.
"전복죽이라도 사가지고 갈까요?"
"아니다. 호박죽을 끓여서 먹었다. 너도 좀 와서 가져갈래?"
"늦어서...엄마 두고 드세요."
"그래라. 괜히 오고 가다 너도 몸살 걸릴라. 몸 조심해라."
이렇게 통화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해마다 봄을 타셔서 입맛이 없다고 하셨었는데 나이가 드실수록 더 심해지시는 것 같아요.
많이 편찮으신 건 아닌가 싶어 다시 전화를 드렸어요.
"엄마, 내일 저랑 점심 먹어요. 학교 근처에 삼계탕 잘 하는 집이 있어요."
어머니께서는 그러마고 하셨고, 오늘 점심에 어머니와 삼계탕을 먹으러 갔어요.
걱정했던 것보다 얼굴이 괜찮아 보여서 일단 마음이 놓였습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오이, 고추를 하도 맛있게 드셔서 셀프바에서 두 번 더 가져왔을 정도에요.
그리고 인삼주도 한 잔 드시고,
삼계탕이 나오자 죽까지 땀을 흘리시면서 잘 드시더라고요.
"이제 좀 살 것 같다. 기운이 나는 거 같아. 딸하고 먹으니 좋네."
하시면서 함박 웃음을 지으시는데 마음이 좋으면서도 쨘했습니다.
혼자 지내시면서 대충 있는 반찬으로 끼니를 떼우시는 줄 알면서도 어머니께 신경을 못 써드린 것 같아 죄송했습니다.
남은 죽은 포장해서 싸 드리고, 버스정류장까지 배웅을 해 드렸어요.
앞으로도 종종 어머니와 점심을 먹어야겠어요.
사실 급식을 먹지 않고 외출하기가 눈치도 보이고, 제가 없으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아서 자리를 지키는 편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제가 선택해야겠지요.
오늘은 저도 어머니도 사랑으로 몸보신 한 하루였어요.
우리 엄마, 장점례 여사님, 항상 건강하세요~~사랑해요~~~
노래 신청합니다.
김광석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한동준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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