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의 '잊혀지는 것'을 라이브로 청합니다.
정혁
2019.05.23
조회 94
저는 90년대 초반 기숙사가 있는 대학을 다녔습니다. 그때 당시 방마다 흔한 게 기타였죠. 음악에 문외한이었지만 기타가 있는 방을 전전하면서 눈치껏 코드를 배우고 기타를 치곤 했었습니다. 그 시절엔 그렇게 포크송 책자를 넘겨가며 기타를 치고 고래고래 노래 부르는 일이 몇 안되는 즐거움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40대쯤이면 여유가 있어서 기타도 정식으로 배울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50을 바라보는 40대 중반의 나이로 허덕허덕 살아가고 있네요.

그 대신 집에서 종종 기타를 퉁길 때면 자신도 해보겠노라고 달려들던 자그마했던 딸이 작년부터 기타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 시절 그랬던 것처럼 중학교 1학년인 딸에게 일주일에 한 번 학원에서 전기 기타를 치는 일이 몇 안 되는 즐거움 중 하나가 됐습니다.

퇴근길 차안에서 박승화의 가요속으로, 를 듣곤 합니다. 운이 좋으면 라이브를 들을 때도 있죠. 본인의 노래도 아닌데 매번 새로 편곡된 곡을 완벽하게 들려주시는 걸 보면 역시 프로는 다르다고 감탄하곤 합니다. 특히 하나뿐인 기타 연주에 집중하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고인이 된 김광석을 많이 좋아하는데, 가수님의 목소리와 기타 연주로 '잊혀지는 것'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별 특색 없어 보이는 이 노래의 기타 소리와 가사가 이토록 큰 울림을 가지고 있는지 예전에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딸에게 기타를 선물로 주면 좋겠다는 사심 때문에 올리는 사연이지만, 애청자로 용기 내어 라이브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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