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이름은 사쿠라이 유미.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다고 전 세계가 들썩일 때
일본인 사쿠라이 유미는 사랑에 들썩이며 한국에 왔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27살의 사쿠라이는
나의 새언니가 되었다.
사쿠라이는 예뻤고 눈물이 많았고 겁이 많았다.
나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녀가 행복하길 바랐다.
그녀의 행복을 지켜줘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말도 안 통하고 문화도 다른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 아니던가.
사쿠라이 역시도 그랬다. 그녀의 한국 생활은 흙빛이었다.
언니와 오빠의 결혼 생활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남자와 여자는 바늘에 손을 찔리듯
찔끔거리는 고통이 함께였다.
여자의 사랑은 동그랬고 남자의 사랑은 세모 모양이었다.
여자의 사랑과 남자의 사랑의 크기와 방향은 달랐지만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얻기 자신의 사랑과 인생을 모두 바꾸었다.
모든 것이 낯선 이곳에서 여자는 너무도 외로웠다.
그 외로움을 남자는 채워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여자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이가 태어나고 행복의 시간이 찾아왔지만 그리 길지 않았다.
남자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싶어 했고
여자는 남자가 가정을 지키며 가정 안에서 행복하기를 바랬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와 여자가 바라보는 방향은 더욱 어긋났고
그럴수록 더 자주 싸웠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그녀의 울음 섞인 목소리로 내게 전화할 때
그저 묵묵히 들어줄 뿐이었다.
나는 그녀 편이었지만 그녀를 위해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들이 없었다.
그녀는 이혼을 원했다. 그러면서도 이혼을 할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그녀는 사랑을 주먹 속에 쥐고 있었다.
손을 펴면 그 사랑이 날아갈까
사랑이 날아가면 모든 게 인어공주의 물거품이 되어 버릴까 걱정해서일까.
그녀의 애증과 사랑은 그렇게 1년, 2년 ....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동그랗고 남자의 사랑은 여전히 세모 모양이다.
그리고 그들은 불안한 사랑을 한다.
완벽하고 행복한 사랑도 있지만 불안한 사랑도 있다.
나는 여전히 불안한 그녀의 사랑을 응원한다.
나는 그녀가 그냥 사쿠라이 유미로서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사쿠라이 유미에게 멋진 선물을 해 주고 싶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
둘만의 사랑과 애증을 체에 걸러내면 좋겠다.
그래서 조금더 아름다워진 사랑을 손에 쥐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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