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 내 손가락 만져봐바." 하고는 작은 딸이 왼손을 내민다.
곱고 길죽 한 손끝을 만져보고는 나도 모르게 " 어머! 손이 왜 그래!"
놀란 나를 보면서 빙그레 웃으면서 " 키타를 많이 치면 이렇게 되는거야."
대학생이 되고 나서 키타동아리를 들었다고 하길래
여자아이가 키타를 쳐 봐야 얼마나 칠까 하고는 그려려니 했는데
이 아이의 키타 사랑(?)은 삼학년이 되어도 지칠 줄 모르더니 결국에는
다섯 손끝이 모두 나무보다 딱딱한 더한 나무가 되었다.
틈만 나면 키타를 친다고 동아리로 달려가고 공연 한다고 공부보다는 연습에
전념이던 아이. 공연도 왜 그리 많아 보이는지..
심지어는 길거리 공연도 서슴치 않는 그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나는 그저 놀랄 따름이었다.
학업에 소홀할까 반대했던 나를 의식해서
동아리 회장이 되고 나서도 말을 못 했던 아이,
그래도 어려운 형편을 알기에 단 한번도 장학금을 놓치지는 않은
아이에게 왜 그리 팍팍하게 대했는지 미안한 마음이다.
" 와! 그 키타 누구거야? 멋잇다."
"이건 동아리 키타인데 연습하려고 .."
여대생이 키타를 둘러메고 거리를 걷는 모습을 보니 예전에 내가 이젤을
들고 다니던 기억이 오버랩 되면서 이제서야 편안하게 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게 키타를 좋아하는 아이가 키타를 뒤로 하고 독일로 교환학생으로
갔다. 보고 싶은 작은 딸을 생각하며 나를 앉혀 놓고 키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 주었던 " 나는 행복한 사람" 듣고 싶습니다.
아이에게 통키타 선물 하고 싶어 신청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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