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같은 열기가 계속되는 요즘, 날씨 탓인지, 체질이 변한 것인지 땀은 좀체로 흘리지 않던 내가 가만히 있어도 줄줄 땀이 흘러내리니
이런 고역이 어디 있을까 싶다.
사계절 내내 식은 땀처럼 줄줄 흐르는 남편을 밥상머리에서 탓하고 했는데 요즘 나또한 남편과 같지는 않지만 흐르는 땀방울이 눈에 확
들어온다.
집에 가만히 있으면 공기부터가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 허걱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요즘, 피신을 떠나기로 했다.
바로 도서관이다. 짐보따리(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통, 대출할 책 목록, 끄적일 노트, 돋보기) 를 챙겨서 도서관에 들어섰다. '어머나 세상에'
천국이 따로 없다. 방학이라 자리를 잡기도 쉽지 않지만 내 한 몸 끼어 앉을 자리를 눈동자를 빨리 돌리면 겨우 하나 건져낼 수 있다.
도서관에 가면 또 하나 이용하는 것이 바로 디지털 코너인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루 3시간 로그인을 하고 자리를 예약하는 것이다.
사람이 많은 만큼 컴퓨터 예약 시간도 내가 원하는 시간은 꽉 차 있다. 중간중간 빈 시간을 노려 두 군데의 컴퓨터에 예약을 했다.
첫 번째는 한 시간 예약한 컴은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두 번째 예약된 컴에 앉아서 로그인을 하는데 자꾸만 오류로 나온다.
맞지가 않단다. '아니, 이게 뭔일이래'
몇 번의 반복 끝에 자꾸만 오류가 뜨고, 어쩔 수 없이 도서관 관리 담당자에게 가서 "한 번도 이런 일이 없는데 왜 로그인이 안되는 거예요?"
이런 일이 처음임을 무척 강조했다. 뜨악, 나의 이해력과 기억력에 그만 민망하고 슬퍼지기까지 했다.
예약 시간이 20분 남았는데 전 시간부터 가서 로그인이 하고 있으니 오류로 나올 수 밖에...
컴을 예약한 시간을 잊어버리다니, 이제는 내 머리를 믿지 못한 상황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더운 날씨 탓을 하기에는 위로가 되지 않는다. 50대 초반의 나이에 이런 일이 정상적인 일일까? 웃기기 보다 내 자신이 짠하다.
앗 나의 실수로 빚어진 도서관에서의 일에 개운치가 않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
나는 행복한 사람, 아 옛날이여, 겨울비는 내리고 이런 노래도 부탁해도 될련지요? 속시원하게 노래 좀 틀어 주시와요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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