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와의 데이트를 위해 신청합니다^^(식사권)
양미영
2010.06.01
조회 59
“이 애미가 봄을 타는지 통 입맛도 없고 기운이 없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친정 엄마의 음성이 제 귀를 맴돌더니 이내 가슴에 자리를 틀고 앉아서는 자꾸 제 마음을 쓰리게 합니다. 직장 다닌다는 핑계로 홀로 된 친정 엄마께 참 무신경하였다고 생각을 하니 맏딸로서 자책만 하게 됩니다.
올해로 아버지가 하늘나라 가신지 두해!
알콩달콩 깨를 볶아댈 만큼의 고소한 사랑은 아니었지만 40여년의 시간을 함께 하면서 든 미운정과 고운정을 떨쳐내지 못하고 몸살을 앓고 계신 듯한 엄마를 뵈니, 슬픔이 꾸역꾸역 올라옵니다.
주말에 가겠다는 약속으로 엄마의 마음을 위로해드리기는 했지만 제 마음이 편하지 않아 퇴근하는 길에 바로 친정집에 들렀습니다.
고추밭을 서성거리며 이제 갓 심어 놓은 고추모를 보듬고 계신 엄마를 먼발치서 크게 불렀습니다.
“엄마~ 엄마~ 큰 딸 왔어요.”
하던 일 멈추고 한 걸음에 달려오셔서는
“주말에나 들르지 뭐 하러 왔어. 일하느라 바쁘면서......”하십니다.
그러면서도 엄마 얼굴엔 반가움의 웃음이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습니다.
유난히 깨끗이 정돈된 집안 분위기를 보니, 엄마의 외로움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문득 제 눈이 머문 곳은 커다란 달력이었습니다.
빨갛게 동그라미까지 그려놓은 숫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지요.
가족의 생일은 분명 아닌데, 가까이 가서 보니 동그라미 아래에 이렇게 써져 있더군요.
“결혼 기념일”
아버지와의 결혼기념일을 잊고 싶지 않으셨나 봅니다.
이제는 하늘나라에 계신 분과 무슨 기념을 하고 싶으셨는지, 마음이 더욱 아팠습니다.
“엄마, 아버지 많이 보고 싶어요?”
“보고 싶긴, 그냥, 그냥,,,,,,,,”
말줄임표를 남기시고는 이내 말씀이 없으십니다.
생각이 나시겠지요. 그것도 아주 많이요.
가까이 살면서 엄마 생각을 참 많이 못했습니다.
평생을 호강한번 받아보지 못했다고 하소연 하시던 엄마를 떠올리며 ‘이제는 편하게 사시겠구나.’ 하며 안도의 숨을 저 혼자서만 쉬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가 결코 편한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엄마가 맛나게 끓여주신 된장찌개에 밥 두 그릇을 비우고 집에 돌아가려는 길에 다시 한번 약속을 했습니다.
“엄마, 아버지와의 결혼기념일에 아버지 뵈러 갔다가 근사한 곳에 가서 맛난 거 먹고 와요. 이 큰 딸이 근사한 곳에 엄마 모시고 갈게요. 약속!”
새끼 손가락을 걸며 아이처럼 웃으시는 엄마의 얼굴을 보니, 이제는 제 마음에도 햇볕이 조금 듭니다.
6월의 싱그러운 햇살 받으며 엄마와 함께 할 데이트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행복이 가득가득 밀려옵니다.
감사합니다.^^
**오션파티 일산점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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