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속 좀 타겠죠?
이진수
2010.06.17
조회 90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3학년 담임입니다.

오늘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 때문에 온나라가 들썩들썩 하는 듯싶네요. 하지만 우리 고3 아이들은 정말 속 탈겁니다. 아르헨티나전 축구를 보긴 봐야 할텐데, 야간자습때문에 맘놓고 볼 수도 없고...자기들도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고 있겠죠?

어제 야간자습 감독을 하다 갑자기 내일 고3 담임선생님들 모두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오는건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고 우리들은 모두 동의했습니다. 안 입고 오는 사람은 벌금을 내기로 했구요.

오늘 아침, 12명의 고3 선생님 모두 붉은 티셔츠를 입고 왔답니다.

하지만 3학년 아이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지금 누구 염장지르는겨?' 하는 경멸과 혐오의 눈빛이었죠.

다른 학년 선생님들과 전교생의 경멸과 부러움이 뒤섞인 눈빛을 받으며 저희는 즐겁게 단체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제 아이들 야간자율학습 시작하면 이 복장으로 응원만 가면 되겠죠? 신청곡은 '미안하다 사랑한다 Ost' 신청합니다.

p.s - 비밀인데요, 오늘 야간자습은 7시 30분까지만 하기로 했답니다. 아이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르고 있구요. 이따가 깜짝 발표하면 아이들이 좋아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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