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사면서
정호선
2010.09.08
조회 17
안녕하세요, 저는 과일을 좋아 하는 애들 둘째 때문에 저는 냉장고에 과일을 항상 사 두곤 합니다.

그런데 봄에 우리집 근처에 과일 가게가 새로 들어 섰는데요, 멀리 마트 까지 안가도 되고 몇 발자욱만 가면 되니까 너무 좋더라구요. 그리고 과일도 다 싱싱해 보이고, 진열도 깔끔하게 해 놓아서 장사가 잘 될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한두번 그 가게에서 과일을 사먹을 때는 몰랐는데 몇 달이 지나고 아예 단골이 되고 나니까, 뭔가 찜찜한게 문제라면 아주머님의 무심코 던지는 말씀들에 제가 잘 속아 넘어 간다는 거죠.

사실 저도 공부만 하고 컸던 지라 맛있는 과일을 잘 고르는 방법을 모릅니다. 거기다 성질이 급해서 이것 저것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그냥 저는 오늘 어떤 과일이 맛있어요? 아줌마? 하고 묻는게 다입니다. 처음에는 정말 성심성의껏 잘 골라 주시더니 제가 그렇게 까다 롭지 않고 쉽게 물건을 사 가는 단골이라는 걸 캐치 한 순간부터 이 아주머님, 제 뒤통수를 때리는 겁니다. 예를 들면 올해 여름 자두가 하도 맛있게 보이길래 이거 달아요? 하니까...

아주머니 그리 자신감 있는 밝은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달어, 먹을 만해...비가 많이 온것 치고는 자두가 싱겁지 않고 달달해...”하시며 말끝을 흐리시더라구요. 제가 진작에 알아 봤어야 하는데 ...만원어치나 사서 양손에 가득 들고 와서 하나 씻어서 입에 물었는데...이건 자두인지, 무시인지,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나...세상에...이렇게 싱거운 무시를 달달하다고 나한테 거짓말을 하다니...이일을 어쩐담...이걸 누구 더러 먹으라고 해야하나...

사실 냉장고에 과일 넣어 두면 아이들 입이 귀신이라 맛난거는 하루도 멀다 하고 빨리 없어지지만 이 자두는 한달동안 냉장고에 고이 모셔 두어야 했습니다. 친구들이 그러더라구요. 설탕 팍팍 넣고 자두 쨈 만들어 먹으라고...하지만 딸기 쨈도 못만드는데, 자두 쨈 만들게 생겼냐구요. 그런데 이번에도 또 제가 아주머니 한테 속아 넘어 갔다는 거 아닙니까? 애들이 포도 먹고 싶다고 해서 과일 가게 갔다가... 녹색 참외가 새로 나와 있길래 “아줌마, 이거 달아요? ”하고 물으니 아주머니 왈 “ 내가 아까 심심해서 하나 깎아 먹어 봤는데 꿀맛이더라구”하는 게 아니겠어요? 첫물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 꿀맛이라는 말에 덥석 또 열 개나 사면서 돈 만원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집에와서 참외부터 깎아서 먹었는데...참외가 달기는 커녕 밍밍한게 하얀 부분도 설익어서 설컹 씹히는 게 영 기분이 찜찜하더라구요. 일곱 살 둘째 딸도 엄마 이거 안익은 거 같애...하더라구요. 저는 그 참외들 햇볕에 매일 쬐이고 있습니다. 빨리 익으라고 말입니다. 제가 하도 화가 나서 시장 가면서 아주머님께 어제 그 얘기를 했더니 “내가 깎아 먹은 거는 진짜로 꿀맛이었는데...”하며 끝까지 우기시더라구요.

짭짤이 토마토도 정말 새콤 달콤 하다고 해서 박스 체로 사서 오면 완숙 토마토 처럼 뜨뜨미지근한 맛이고, 복숭아도 달다고 해서 한 박스 사오면 단맛인지 사카린 맛인지 구분하다가 한박스 동이 납니다. 이번 추석때는 과일값이 많이들 올라서 큰일이라고 하는데 좋은 과일 골라서 살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신청곡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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