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막내딸
조민정
2010.09.08
조회 20
학교 컴퓨터수업이 끝나 귀가할 시간이 되었는데 오지 않는 딸아이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필이면 오늘따라 휴대폰을 놓고간 아이의 건망증을 탓하며 이제나올까 저제나올까 기다렸지요.
1시간이나 지나서야 학교에 전화를 해보니 이미 하교를 했다고 하고 베란다에서 아무리 둘러봐도 아이는 보이지 않고 괜시리 초초해졌습니다. 아이친구 몇집에 전화를 해봐도 제 딸아이와는 진즉 헤어졌다더라구요.

처음 얼마간은 '이녀석 오기만 해봐라. 혼을 내놔야지' 했다가 1시간여의 시간이 지나자 '제발 얼른 오기만해라'로 마음이 변하더군요.
그러다 안되겠기에 아이를 찾아나서기로 했습니다.

아파트 놀이터에도 가보고 아이들이 자주노는 테니스코트장에도 가봤지만 아이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후문쪽으로 급히 달리다보니 바로 앞에 아이가 커다란 짐을 들고 끙끙대며 걸어오는 겁니다.
아이는 저를 보고 반가워하며 "엄마~"하며 부르고 저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화가 나서 아이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애기 엄마시요? 오메 뭔 애기가 이렇게 착한가 모르것어라. 내가 이 아파트를 몰라서 두어군데나 들러서 이제 왔당께요. 이쁘게도 생긴것이 맘씀씀이도 이뻐갖고 이 무거운 짐을 내내들고 오요. 집 찾아준다고 하믄서요."
가방을 메고 할머니의 무거운 보따리 들고 땀에 흠뻑젖은 딸아이의 모습을 보니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집을 찾아드리는내내 아이의 칭찬을 아끼지 않는 할머니의 말씀에 "할머니들은 나이가 들어서 무거운 짐을 드시면 안된대요" 하는 딸아이가 너무도 이뻤습니다.

집에 오는길 보이는 할머니들께 모두 인사하는 우리 착한 막내딸..
덕분에 우리 아파트내에서는 인사잘하는 딸아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화가 났다가 기분이 좋았다가 여기저기 제 딸아이 자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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