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좋아진이유
김보선
2010.11.16
조회 58
빵집 매장 관리직으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함부로 대하거나 심한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화장실로 달려가

여러번 울때도 있었지요.

그분도 대하기 힘든 손님중에 하나였습니다.

근처 병원에 입원하신 환자 였지요.

아픈사람은 입안이 헐고, 무엇을 먹어도 모래씹는 것처럼 입맛이 변해

자극적인 것을 찻는 경우가 많은데, 그분도 그런 이유로 늘 우리들을

곤란하게 하셨습니다.

쟁반 들 힘이 없어서 한 사람이 옆에서 빵을 일일이 담아

드려야 했고,

빵마다 쌀탕과 시럽을 잔뜩 묻혀 가져가서는 입맛에 안맞는다며

전부 도로 들고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분이 오시면 저희 직원은 피하기 바빴습니다.

저도 다를바가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생각을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어디 누가 이기나, 그분의 까다로운 요구를 맞춰 보자 싶었지요.

한편으로는 오죽 빵이 먹고 싶었으면 아픈 몸으로 힘들게

여기까지 오셨을까 하는 안쓰러운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분의 기분을 맞추는 일은 쉬웠습니다.

그분도 내심 미안하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아프니까 주위 사람을 어쩔수 없이 괴롭게 했던 거지요.

어느가게에 가든 사람들이 자신을 피했는데, 먼저 다가와서

친절하게 대해준다고 고마워하셨습니다.

그때부터 가게에 더 자주 오셨답니다.

여전히 직원들은 그분이 오시면 피했지만, 저는 언제 오시나

기다리까지 했습니다.

그분을 피하지 않자 다른 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찡그린 표정으로 온 손님이 웃으며 나갈때면 내가 더 행복했습니다.

기분은 빵이 먹고 싶어서 왔다며 병원을 자주 빠져나오셨습니다.

용돈이라며 얼마를 손에 쥐어 주시기도 하고, 계산한 빵을

먹으라고 두고 가시기도 했습니다.

정중히 거절도 해보았지만, 그렇게 못하도록 하셨습니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이다 보니 힘든 날들이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그런 날에는 꼭 기분이 오셨지요.

덕분에 힘든걸 잊을수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분을 간병해주는 아주머니께서 오셨습니다.

그어르신은 입안이 헐어서 빵을 못먹는데 자꾸 여기에

다녀가신다고요.

아마도 제 생각에는 친절하게 대해주는 저를 만나기 위해서 일부로

찻아오신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그분께서 오시지 않았습니다.

건강이 좋아지셔서 퇴원을 하셨나 생각하고 혼자 기뻐했지요.

얼마후 간병인 아주머니께서 찻아오셨습니다.

" 어르신께서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나봐요?

안오시는거 보니 퇴원 하셨어요? "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밤에 발작을 일으켜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젊은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예쁘다고 토닥거려 주시고,

용돈까지 주시던 그분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은 사람 때문에 가장 힘들던 시기에 그래도 가장 힘이

되는건 사람임을 알려주셨습니다.

힘들때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예쁘다고 하셨던 그분 말씀을

떠올리면 포기 할수 없었지요.

그분이 하늘에서도 흐뭇해 하실수 있게, 오늘도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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