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의미의 외출
황덕혜
2010.12.13
조회 127
영재님~^^
참으로 오랫만에 글 한줄 남기는것 같네요, 그죠?
10월 말 중국 황산 여행을 필두로 20 여일 중국 바닥을 50대 중 후반의 대학 동기들 8명이 샅샅이 훑고 돌아왔는데....

9월말 등록한 '박범철 가곡 아카데미'에서 제가 오도록 눈빠지게 기다렸다며 빨리 와 보라는 전갈이 왔었어요.

그날부터 12월 4일 까지 제삶이 제것이 아니었어요.
가곡 독창부터 여성 중창단 앨토 파트, 혼성 합창곡까지...

아마 태어나서 날계란을 제일 많이 먹어 본 기간이었고 시도때도 없이 발성 연습을 했으며 화음을 맞춰야 했기에 하루 여섯 시간 이상의 연습까지~~

살림살이는 어디 쳐박혀 있는지 모르겠고 빨래감은 남편이 저녁에 세탁기 돌려 널어 놨고 모든 전화는 사절이었으며 이윽고 다리 뻗고 누운 잠자리에서 조차 계명을 외워 대는 꿈을 꾸는 그런 나날의 연속이었죠.

영재님~
몇 해 전 방송에서 우리 가곡이 사라져 감을 안타까워 하셨지요?
새로 나온 가곡의 아름다운 가삿말과 음률이 젊은 사람들 입으로 전파되어 지지 않음이 참으로 애절 합디다.

가곡 메니아들의 면면을 살펴 봐도 40대 중반이 제일 어린편이고 저와 같은 50대 중반도 젊은 축에 속하며 가장 많은 60대 중 후반 분들과 70대 임에도 아직 고운 음색을 간직하고 계시는 분들까지...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은 의사 변호사 교수님들과 훌륭히 자제분들을 길러낸 후 오롯이 자신의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의 열정을 보며 많은것을 배우는 나날이었어요.


이윽고 세번에 걸친 무대 공연.
처음엔 너무 어색하여 눈둘곳이 없어 민망함의 극치를 보였던 드레스 차림...
하지만 한번 두번 세번에 걸쳐 세벌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서 보니 그렇게 떨리고 민망하지만은 않더라는거지요.


더욱이 그 노랫말에 담겨진 의미를 곱씹으며 함께 화음을 맞추어 본다는 사실에 가슴 뭉클함이 북받쳐 올라와 눈물이 어룽어룽 고여들곤 합디다.

집 정리도 뒷전, 책 한줄도 읽어 볼 겨를 없이, 친한 사람들께 안부 문자 하나 남기지 못하는 시간들이었지만 참 의미가 새로운 외출이었어요.

이렇게 담군 발, 쉬 빼지않고 내 체력이 닿는 순간까지 수려한 우리 가곡의 전파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신작 가곡의 가사를 옮기며 이글을 접을께요

**저 빈 하늘가에 서서 (이정우 신부 작사 장인식 작곡 )


저 빈 하늘가 어디쯤에 가서 / 나도 노래를 부르리라 / 저 빈 들 녘바람뒤에 가서 / 나도 사랑을 꿈 꾸리라//

거기서 잠자고 깨-면-서 / 사람의 욕심을 다 잊으리라--// 부끄럽/ 고 치욕스런 생---이여//

무슨 위안이 여-기 있------었느뇨 / 저 빈 하늘가 어디쯤에 가서 / 나도 노래를 부르리라 / 저 빈 들 녘바람뒤-에 가서- 나도 사랑을 꿈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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