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이 자랑은 아닌진데
강세환
2010.12.16
조회 29
아내가 어젯밤에 슬그머니 나갔다 들어오더니 뭔가 손에 들려있는 게 있었다.
세겹살이 먹고 싶었는데 요즘 아내가 고기 알레르기가 있어서 안 샀을 테고 뭘까?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요란하다.
아내가 화장실에 들어가 씻는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뭘까?
궁금해서 아내가 들고 들어 온 검은 비닐봉투의 내용물을 훔쳐봤다.
그렇지, 뭐...
아내가 사온 것은 여성용 겨울 구두 두 켤레다.
한 켤레도 아니고 두 켤레.
분명히 메이커는 아닌데 이곳저곳 하자를 찾아봤으나 하자는 없었다.
씻고 나온 아내
“웬 신발을 두 켤레나 샀어?
하자 아내는
응, 자기 좋아하는 세겹살 사러 나갔는데 길 앞 자동차에서 신발을 팔기에 싸서 샀어.
일본에서 유행하는 거래
뭐, 일본? 유행은 우리나라가 훨씬 앞서네, 이 사람아.
유행하는 것이라고 해서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니 메이드 인 차이나
역시 차이가 난다.
그렇지. 내가 돈만 잘 벌어다 줘도 아내는 메이커는 아니더라도 튼튼하고 좋은 신발을 사 신을 수 있을 텐데 고깃값이 비산 건지 세겹살 값으로 겨울 구두 두 켤레를 장만해 온 아내.
알았어, 고기는 내가 쏠게.
다시 보니 구두 한 켤레는 둘 다 왼쪽이었다.

신청곡/겨울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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