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도 벌써 반이상이 지나가버렷네요.
매년 방학이 시작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견학도 하고 여행도 하고 싶은데
매번 약속을 못지키네요.
농사를 짓다보니 시간내서 아이들과 여행가는게 쉽지가 않았거든요.
이렇게 약속을 계속 지키지 못하는게 미안해 5년전 애들을 데리고
아주~ 저렴하고 알찬것 같아 보이는 젓갈여행을 갔답니다.
ㅎㅎ 세상에 애들을 데리고 젓갈여행간 엄마는 저밖에 없을겁니다.
말이 여행이지 젓갈사러가는 거잖아요.
전단지를 보니까 1인당 여행비가 만이천원밖에 안하고 여행코스도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동물농장 구경부터 금산 인삼밭 구경, 삼천궁녀가 빠져죽었다던 낙화암에 강경 젓갈 코스까지 아주 빡빡하게 짜여 있더라구요.
들어가는 비용은 고작 만.이.천.원!! 우와~ 이거 환상이다!
눈이 번쩍 뜨이며 "그래! 이거야! 돈도 얼마 안들고 애들 동물 구경도 시켜주고 유적지인 낙화암에도 갔다오고 동물원도 가고 역사공부도 하고, 이거야말로 꿩먹고 알먹고, 일석이조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있는지 확인을 했어요.
"저... 비용이 만이천원이던데 추가 비용은 없나요?"
"네 따로 내시는 돈은 하나도 없어요."
"그럼 여기에 식사도 제공한다고 되어있는데 점심을 주는건가요?"
"아니요. 아침, 점심. 저녁까지 다 제공합니다."
헐~~~ 세끼 제공에 만이천원이라니? 솔직히 믿기지 않았지만 믿져야 본전이란 생각에 마지막 질문을 했어요.
"혹시... 초등학생 아이들 데려가도 되나요?"
"네? " 처음엔 놀라더니 조금있다 " 네.. 데려가셔도 뭐...괜찮습니다." 애들을 데려가도 된다기에 바로 예약을 하고 돈을 송금시킨뒤 아들과 딸한테 "이번 주일에 여행갈거니까 다들 그런줄 알고 있어." 했어요.
그러자 딸이 "엄마, 어디로 갈건데?" 하고 묻더라구요.
"응.. 너 백제 의자왕 알지? "
"어.."
"그럼 삼천궁녀가 빠져 죽은데 알아?"
".... 모르는데?"
"우리가 여행가는데가 바로 삼천궁녀가 떨어져 죽은 낙화암에 가는거야."
"엄마, 거기 좋아?"
"그럼~ 유적진데. 좋지~ 그리고 동물농장에 갈거야" 했어요.
그랫더니 딸이 "동물농장? 우와~~ 재밌겠다!" 하며 신나하는거예요.
드디어 딸의 추억만들기 여행날이 되었어요. 아이를 데리고 버스를 타니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의아한 눈빛으로 웅성거리며 쳐다보는거예요.
기사 아저씨까지도요.
기사아저씨 "애들도 가요?"
"네. 애들도 된다던데 가면 안되나요?"
기사아저씨 "아니,, 안되는건 아닌데 애들이 재미있을려나?" 하는 아리송한 말을 하시더라구요.
어쨌든 아이들을 데리고 자리에 앉았어요.
버스가 출발하고 한 10분쯤 지나자 조수석에 앉아있던 가이드가 은박지에 싼 김밥을 하나씩 나눠주더라구요. 그게 아침이라면서요.
김밥을 하나씩 받아들고 먹고는 아이들은 재잘대며 떠들고 저는 창밖을 바라보다 잠이 들었어요.
한 시간반쯤 흘렀을까? 가이드가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하는소리에 일어나 "얘들아! 일어나, 휴게소래. 과자랑 음료수 사줄께 나가자." 하고는 애들과 함께 버스에서 내렸는데 뜨악!!! 이건 생각했던 고속도로의 휴게소가 아니라 지방의 어느 허름한 구멍가게보다도 못한 음식점이더라구요.
실망한 아이들을 "다음번에 사줄께." 하고 달래서 다시 버스에 올랐어요.
그러곤 버스는 동물농장에 도착했다며 다들 내리라 그러더라구요.
내려보니 사슴농장이더라구요. 옆엔 닭도 좀 있고요..
그러면서 애들은 밖에서 사슴 구경하고 있으라고 하면서 안으로 못들어가게 하는거예요.
할수없이 다른 사람들과 저만 안으로 들어갔어요.
아시죠?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요... 네! 녹용 파는 판매장이었어요.
눈앞에서 녹용을 보여주며 효능이 어떻게 저떻고 하는데 그땐 정말 혹 하더라구요.
"저 녹용을 사서 당뇨 있으신 어머님도 해드리고 싶고, 담배 피는 남편한테도 먹이고 싶고, 애들 건강하라고도 먹이고 싶고...' 많이 갈등 되더라구요.
더구나 옆에 바람잡이 할아버지가 "나도 저거 매년 먹어서 이렇게 건강한거잖아."하면서 "난 내가 우리 아들도 해줘. 먹어보면 몸이 다르거든!" 그러면서 자꾸 바람을 넣는거예요.
전 그때까진 그 할아버지가 바람잡인줄 몰랐어요. 당연히 그 할아버지는 사겠구나! 싶었는데 버스에 타보니 할아버지가 빈손인거예요. 그제서야 "아! 이 할아버지가 바람잡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시 버스를 타고 드디어 역사의 현장인 낙화암에 도착했는데 굉장히 큰 절벽이라고 생각했던 낙화암이 생각외로 조그마한 바위인거예요.
"얘들아, 여기가 바로 삼천궁녀가 떨어져 죽은 낙화암이야! 니네 이담에 역사 공부할때 나오는 데니까 잘 봐둬" 했어요.
그랬더니 딸이 "엄마! 진짜 여기서 삼천궁녀가 빠져 죽었어?"
"응? .... 어... 그렇대.."
딸 "근데 절벽이 너무 좁다. 삼천궁녀가 저기 다 서있었을까?" 하고 묻더라구요.
전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딴소리 말고 사진한장 찍자!" 하고는
어쨌든 역사의 현장이니만큼 아이들하고 사진도 찰칵! 한장찍고 기념품도 하나 샀어요.
그리고는 마직 여행코스인 젓갈로 유명한 강경으로 향했답니다.
강경으로 가는 도중에 아들과 딸은 "엄마, 이 여행 언제 끝나? 집에 가고 싶다~~ 그냥 우리끼리 버스타고 집에 가면 안돼?" 하고 묻는데
그제서야 "하!!!! 내가 괜한 짓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단지에 나온 일정대로면 정말 10만원짜리 여행 부럽지 않은 코스인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후회만 밀려오더라구요.
밤 11시가 되서야 집에 도착했는데 아이들도 저도 너무 오랜시간 버스에 앉아 있었더니 엉덩이가 아파서 죽을뻔 했답니다.
딸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싼값에 떠났던 여행이 애들이나 저한테 완전 고생 바가지 여행으로 남았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좋은 추억거리 하나 만들어주고자 했던 이 엄마의 마음만은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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