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밖으로 보이는 먼 산은 아직 두툼한 눈꽃옷을 입고 소담스런
모습으로 내게로 들어옵니다.
코끝에 와닿는 맵사한 겨울맛 또한 질리도록 맛본 이번 겨울이지만
어쩜 이런것들을 보고..느끼고..하는것이 행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병상에서 겨울을 느껴보지도 바라보지도 못하고 누워 계신 엄마를
생각해 보면 가슴이 너무도 아파옵니다.
휠체어에 앉아 7층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쓸쓸한 풍경만 바라볼뿐~
이젠 아가가 되어 밥을 떠서 반찬을 얹어 호호 불어 입에 넣어드려야
하는 현실과 하루하루 야위어가는 작은 몸집에 이 딸의 가슴은 메어질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쩜 그런 슬픔을 잊기위해 일부러 전화도 드리지
않았고...관심도 갖지 않은 나쁜짓도 했었지요.
우울한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슬픔과 후회의 실타래를 점점 크게
부풀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명절만 날인가요? 항상 따뜻한 한마디의 안부가 두툼한 용돈봉투보다
몇십배 낫다는걸 알았습니다.
빼빼 마르고 차가운 손이지만 아직 남아있는 엄마의 체온을 자주 느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이번 명절에도 엄마를 뵈러 가지 못할것같습니다.
남들처럼 휴일이나 공휴일에 꼬박꼬박 쉬는 직장이 아니고 명절도
근무표에 해당이 되면 출근을 해야하거든요.
항상 하루하루가 명절이려니~~하는 마음으로 엄마에게 다정다감한
딸이 되려고 합니다.
이제 나도 머지않아 사위 볼텐데...
엄마를 통해 나의 미래를 비춰보기도 합니다.
서유석...그림자 신청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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