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의 졸업식...
김헌준
2011.02.07
조회 28
모처럼 버스를 타고 퇴근을 하는데 학교마다 졸업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참 분주해 보였습니다. 그러고보니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졸업식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의 졸업식장에서, 추위와 싸워가며 자리를 지키시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잠시 떠올려 봤어요. 요즘이야 학교마다 넓고 시설이 좋은 강당이 있었지만 저희 때만 하더라도 모래가 곱게 다져진 운동장에서 볼깃이 빨개질 정도록 매서운 바람을 맞아가며 졸업식을 치르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직도 제 기억속에는 졸업식을 끝내고, 근처 중국집에서 어머니랑 마주앉아 먹던 자장면 생각이 많이 납니다. 아마 제가 중학교를 졸업하던 날인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자장면을 먹던 저에게 아무런 말씀 없이 자장면을 덜어주시던 어머니셨죠. 하얀 면위에 까만 자장을 듬뿍 붓고, 완두콩이랑 채썬 오이 몇 점 올린 다음 삶은 달걀 반쪽 살짝 얹은 자장면 한 그릇이면 그렇게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어쩌면 요즘 아이들은 핏자를 더 좋아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 요즘 공부하고게세요. 지난해 어렵게 검정고시 중등과정에 합격하셨는데, 올해는 고등과정을 목표로 노력중이시거든요. 남들은 환갑이 넘어 공부는 무슨 공부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지만 전 어머니가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물론 합격을 위해서는 몇번의 실패도 겪으시겠죠, 그렇지만 도전하는 그 자체가 아름다운게 아닐까요?
어머니의 합격을 믿고, 저는 벌써부터 어머니만의 졸업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1년후가 되든 2년, 3년후가 되든지 어머니만 좋으시다면 언제까지나 기다립고싶어요. 그리고 제 졸업식날 그러셨던것 처럼 어머니께 자장면을 대접해 드를겁니다.
졸업하시는 모든분들 축하드리구요. 바라시는일 모두 이루세요.

그땐 그랬지 - 카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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