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맷돌 "
부니
2011.03.07
조회 63





어머니의 맷돌 - 김종해 -


맷돌을 돌린다

숟가락으로 흘려넣는 물녹두

우리 전가족이 무게를 얹고 힘주어 돌린다

어머니의 녹두, 형의 녹두, 누나의 녹두, 동생의 녹두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녹두물이

빈대떡이 되기까지

우리는 맷돌을 돌린다

충무동 시장에서 밤늦게 돌아온

어머니의 남폿불이 졸기 전까지

우리는 켜켜이 내리는 흰 녹두물을

양푼으로 받아내야 한다

우리들의 허기를 채우는 것은 오직

어머니의 맷돌일 뿐

어머니는 밤낮으로 울타리로 서서

우리들의 슬픔을 막고

북풍을 막는다

녹두껍질을 보면서 비로소 깨친다

어머니의 맷돌에서

지금도 켜켜이 흐르고 있는 것

물녹두 같은 것

아아,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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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역꾸역 돌리면 울컥울컥 흘러내리는 녹두물,
온 식구의 허기를 채우는 유일한 밥줄.
밥 나와라 하면 밥이 나오고,
소금 나와라 하면 소금이 나왔던 요술맷돌.
바다 밑 어디쯤 짜디짠 소금을 눈물처럼 쏟아내며 여태 돌고 있을까요?
손때 묻은 어처구니 잃은 채 거실 모퉁이에 장식으로 놓여있을까요?
이제 더는 아플 수도 없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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