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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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겨울이야기//온돌방의 기억(Italia Roma에서)
한옥수
2008.12.27
조회 24
추운 겨울이 오는 것은 추위를 유난히 타는 내겐 기쁜 일이 아니였다
늘상 감기에 걸려 쿨룩거리고 다녀야 하고 녹색의 화초들은 못본 채
앙상한 가지만이 남은 무채색의 황량한 정원을 바라 보아야 하는 것이었다.그러한 겨울이라는 계절에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느끼는 것은
나무로 불을 때는 온돌방의 기억이 바로 그것이다
부지런한 아버지께선 여름에
한차례 장마와 더위가 지나고 나면 정원에 있는 휘어져 있는 나무들을
가지치기 해두셨다.한묶음씩 묶어서 정원구석에도 두셨다.
겨울에 나무로 불을 때는 방의 장작으로 쓰기 위한 것이다.입추가 지나면 시간이 지나고 있음을 더 생생이 느끼곤 했다.뼈속까지 들어오는 추위는 굉장히 크게 느껴지곤 했다.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불때워진 온돌방에 앉아서 저녁식사를 했다.윗풍이 쎘기에 절절 끓는 방바닥에는 젖은 빨래감들이 아랫목 자리를 차지하곤 하면 가습기가 필요하지도 않는 절약형의 방이 되곤 한다.밖은 살이 에이도록 강인한 추위로 별까지 얼어 버려도 우리집의 온돌방은 모든것을 다 녹게 만들었다.아궁이에 아직도 불이 꺼지질 않으면 고구마나 감자를 몇개 두어서 한시간 후에 먹는 재미도 있었다.목이 메일 수도 있기에 땅속에
묻어둔 동치미를 떠와서 같이 먹곤 했다.어째 아까 먹은 저녁이 조금 적었다 싶으면 장독에 있는 김치국물을 떠와서 물을 타고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두부를 잘게 썰어 찬밥을 그런데로 말아 더운 온돌방에서 먹는 맛은 어눌한 나의 언어실력으로는 표현을 하기가 어렵다
여름에 만들어 놓은 과실주의 병을 윗목에다 두곤 했었다.발그레한 과실주가 익어가는 것을 보면 나의 마음도 붉어 지곤 했다.
나무로 불을 때는 온돌방은 안방이 될 수가 없는 방이다.방의 크기도 클수도 없은 방이며 누구나 들어와 부담 없이 쉬고 가는 방이다
친한 친구를 데려와 과실주를 마시며 깊은 대화를 할 수 있고 격식을 갖추지 않은 옷차림으로 누구에게나 환영을 받는 곳이다
겨울이 깊어 갈수록 온돌방의 식지 않는 온기는 더한 것일까?
그러던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정원엔 하얀 백설이 간밤에
내린것을 보게 되었다.라일락나무에 쌓여진 설경을 어디에 비할까?
온통 무채색의 화량함만이 싸늘한 추위와 한 몫을 했어도 그런 모습은
다 사라지고 온통 눈이 부신 설경을 보고 있노라면 얼어붙어 있던
나의 마음이 환한 웃음으로 바꾸어 지곤 했다."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라는 <작은 왕자>의 한귀절이 기억 나듯이 겨울이 그런데로의 매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나의 삶은
조금은 여유있는 모습을 갖게 되었다.아픔이 있었기에 다가오는 기쁨을
겸손하게 받을 수 있는 것이다.기다림 속에 가치 있는 것을 귀하게
생각하게 한다
<추신>제 이름으로는 회원가입이 안되어 어머니의 이름으로 회원가입해
글을 썼습니다.양해해 주십시요!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구요,안녕히 계십시요!
Italia Roma에서 박혜옥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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