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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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박제형
2009.02.23
조회 54


지금은 어느덧 내 보물 1호가 된 오래된 수동 필름카메라.
20년도 넘은 이 녀석을 가지고 저는 요즘 소소하고 작은,
기억되지 못한 일상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렇게 셔터를 누르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제가 필름카메라를 만나게 된건 그녀 덕분이였거든요.

유독 사진찍는걸 그 친구는 좋아했습니다.
셔터가 울리는 '찰칵' 하는 소리를,
특별하지 않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할 하루를 담아내는 일을,
그녀는 참 많이 좋아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 그녀만큼이나 저를 많이 좋아했던 사람은
없었던것 같습니다. 부끄러움이 많은 친구라, 사랑한다는 말은
많이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곁에 있으면 그녀의 마음이 전해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잊혀져 갑니다.
마치 미처 필름으로 담아내지 못한 순간처럼.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벌써 한참 오래된 과거가 되어버린 동화속 사랑이야기처럼.

오늘처럼 필름으로 제 일상을 담다보면
가끔은 셔터가 울리는'찰칵'하는 소리에
그녀가 보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멍하니 혼자있는 모습이 담겨진 필름을 보며 그녀가 그리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는 기억속에서 흐릿해질걸 알기에,
마음한켠이 조금은 후련하면서도, 쓰라려옵니다.

종종 그녀와 함께 듣던 노래,
Norah jones의 What am I to you.
이젠 함께 들을수 없지만,
어디선가 이 노래를 우연히 듣는다면,
우리의 기억을 좋은 추억으로 남겨달라고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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