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끌어오던 번역일도 끝나고 해서 뒷동산너머로 관악산 줄기를 타고 여유롭게 산보를 했습니다. 혼자떠난 꽃구경인셈이었죠. 습?봄이더군요. 첫등성이를 탈때까지만해도 내 마음은 겨울내내 더 따뜻했노라고 여겼는데, 내가 품은 따뜻함과 봄이 안겨다주는 따뜻함이 역시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봄을 잘 타지 않는데, 얼마전 신기한 꽃이름(바이칼꿩의다리)을 접하고, 풀이름, 꽃이름에 매혹되어있던 참에, 숙지해 두었던 몇안되는 꽃이름도 확인할겸,노트한권 옆구리에 차고, 호기심많은 소년처럼 길을 나서게되었죠. 쥐오줌풀, 애기똥풀, 며느리배꼽, 사위질빵, 흰도깨비바늘,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이런 이름들을 짓게되었을까 웃음짓게하고, 궁금하게 하는 이름들...이름에 불과하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에 불과하다면, 이름이 없는것이 더 낫고, 이름이 있어야한다면, 이름만큼 중요한게 없다고 믿는 저는 반나절의 이름 여행을 떠났답니다.
그 시간동안 그다지 많은 경험은 못했지마는, 두 세가지 꽃들 이름들 확인하는데 그쳤지만, 돌아오늘길, 참, 뭐라할가요, 괜한짓한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같으면, "아, 이름모를 풀꽃"이라고 넘겼을 일을, 비슷비슷해보이는 꽃들을 보면서, 차이를 찾아내려 애만쓰다가 만것같아서요. 이름모를 풀꽃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예사로 넘겼던 것이 아니라, 이름을 알기전보다 훨씬 더 풍요로운 의미로 제 가슴에 남아있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름없는 풀들의 더 큰 의미와, 이름없는 사랑의 풍부함(이걸 신의 사랑, 신에 대한 사랑이라 여깁니다)이 맥주 거품처럼 휘몰아치는 하루였습니다.
참, 신청곡이요, Al Green의 God blessed our love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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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풀
김형석
2009.04.12
조회 3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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