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무릎 관절 수술로 인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가까운 수목원으로 향했습니다.
아직 결혼한지 오래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이나 만나 식사를 하는 사이인지라 약간은 서먹서먹하였지만, 모처럼 둘 만의 시간을 갖기로 하였던 것이지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던 중,
길 옆에 '며느리밑씻개'라는 식물이 보였습니다.
평소 들꽃이 관심이 많았던터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죠.
순간, 저는 어머님께 살짝 장난을 치고 싶어졌습니다.
"어머님, 저 꽃 이름이 무엇인지 아세요?"
라는 저의 물음에 서울에서 평생을 사신 어머님은 궁금해 하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셨습니다.
"저 풀 이름은 바로 '며느리밑씻개'라는 거예요. 왜 이름이 저렇게 지어졌는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라고 하자, 어머님께서는 곰곰히 생각하시더니
"꽃이 며느리처럼 곱고 고와서 반대의 의미로 밑씻개라는 말을 붙이지 않았을까?"
하십니다. 어머님의 순수하고 다정한 대답에, 그 풀 이름에 전해오는 이야기를 말씀드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순간 고민까지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게 아니라요.밭일을 하던 며느리가 볼일을 보다가 시어머니한테 콩잎을 따 달라고 하니 심술맞은 시어머니가 콩잎 대신 이 풀잎을 따서 주었데요. 보시다시피 이 풀잎에는 가시가 붙어 있잖아요. 꽃은 참 예쁜데 말이에요."
저의 대답에 어머님은 순간 씁쓸한 표정을 지으십니다. 아들의 사랑을 받는 며느리를 시기해 그녀의 여린 속살에 생채기를 낼 만큼 한국의 시어머니들은 고약스러웠을까요. 저희 어머님의 대답처럼 어쩌면 꽃이 고와 이런 이름이 지어졌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 -
어렵고 힘들다고 하는데요. 저는 모녀사이처럼 지내보렵니다. 저희 어머님의 그런 예쁜 대답처럼 그런 며느리가 되어보려 합니다.
신청곡 : 러브홀릭 <그대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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