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을 달려온 출근길,
여느때처럼 사무실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에 전원을 넣고
바탕화면이 뜨길 기다렸다가 아웃룩을 켠다.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스팸메일 제거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커피믹스 하나 풀어서 책상 앞에 다시 앉는다.
오랜만에 친구의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다 삼척할머니 이야기에 한참을 머뭇거린다.
친구는 지지난해 이맘때쯤 사진을 찍으러 삼척엘 갔다가 우연히
골목에서 할머니 한분을 만났는데, 할머니는 마치 친손주인양 반갑게
들어오라하시며, 밥은 먹었느냐 하시더니 이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라면 한그릇을 내오셨단다.
살아오신 이야기 자녀들 이야기에 문밖을 응시하시던 할머니를
흑백사진에 담아왔던 친구. 이야기가 마치 영화의 필름처럼 지나갔던
그 사진 속의 주인공. 그분을 2년 뒤인 며칠전에 다시 찾아간 모양이다.
2년이 지나서였을까?
골목골목을 찾아다녔지만 할머니댁을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며, 할머니께 가져다드릴 과일이라도 살까하고 과일가게도 찾아보았지만 동네엔 과일가게라곤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담배 한보루로 선물을 대신하기로 한 친구.
담배를 사들곤 다시 찾기 시작한지 20여분쯤 되었을까? 그날 들어가지 않았던 한 골목이 있어 혹시나하고 들어가보니 그 골목이었다. 집을 찾느라 두시간정도를 헤메어 땀으로 법벅된 그 친구를 여전히 반갑게 맞아주시는 할머니.
할머니 손에 꼭 쥐고 계셨던 '가갸거겨고교..'라고 한글연습하신 종이.
친구에게 보이기 약간 창피하셨는지 얼른 숨기시곤 수줍은듯 미소를 지어주셨던 할머니...
마치 내가 그 친구인양 이 장면 저 장면
상상하다보니 직원들의 아침인사 소리가 들린다.
또 이렇게 나의 아침은 시작되고 있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창밖으로 보이는 도로엔 자동차들이 제법
속도를 낸다.
며칠뒤면 나도 동해의 어느 바닷가에 있을 것을
상상하며 업무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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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머물던 아침에...
박태수
2009.07.29
조회 33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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