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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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예찬
김경희
2009.07.31
조회 52

나의 라디오 사랑이 언제부터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기원을 찾자면
84년 여름, 우리 가족이 거제도에서 서울에 올라와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면서부터가 아닐까..
그런데 왜 다른 형제들과 달리 유독 나만 라디오를 사랑하냐면
나만 할아버지, 할머니와 안방에서 잤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아침에 일어나시자마자 라디오 전원을 켜셨고,
오후 나절 우리가 TV를 켜서 만화를 볼 때까지
계속 라디오를 켜놓으셨다.
그러니 자연 할아버지, 할머니의 총애를 받아 안방생활을 하는 나는
늘 라디오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교때까지는 라디오에 나오는 노래, 뉴스, DJ들이 말하는 얘기가
거슬리지 않는 소음수준이었는데
중학교 때 할아버지, 할머니와 헤어지고,
내 방, 내 라디오를 갖게 되면서부터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 하나하나에 귀기울이게 되었다.

라디오를 사랑하게 됨에 따라
사연을 보냈고, 선물을 몇 년에 한 번씩 받았고,
95년인가 유영석씨가 KBS에서 하던 10시 프로, 모 코너에
"우리 언니 출연 추천합니다~"라는 사연을
동생이 보낸 것처럼 내가 보내 당첨!
당대 유명 개그맨 둘, 타대학 방송반 학생과
한시간 동안 수다를 떨었었다.
지금같으면 야밤이라도 친구들, 가족들 주렁주렁 동행했을텐데
그 때는 달랑 나하나 갔고, 그 좋아하는 유영석 싸인도 안받고,
함께 포장마차 가서 뒷풀이하자는 것도 마다하고 왔다.
촌스럽게시리...

어쨌거나 아직까지도 집에 있으면 당연히,
회사에 있다면 눈치봐가며 조심스럽게 라디오를 켠다.
최근 나의 애청 프로그램은 CBS의 '꿈과 음악 사이에'.
이름도 이쁘고, DJ의 목소리가 정겹고,
읽혀지는 사연들에 공감이 가고, 선곡도 적당하다.
오늘 이 글을 쓰게 만든 건
1부 마지막 쯤에 흐른 김성호의 "웃는 여잔 다 이뻐"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서로 죽고 못산 J네 집에 놀러가면
기타를 막 배우기 시작한 J의 남동생이
나를 위해 각종 가요를 연주하며 노래해줬는데
그 중 하나가 이 곡이었다.
나야 라디오를 통해 알고 있었으므로 그냥 들어줬는데
나중에 J에게 듣자하니
J어머니가 나 가고나서 심각하게 물으셨단다.
"아들, 그거 경희누나 위해 니가 만든 곡이니?"

라디오는 이래서 좋다.
어떤 노래가 나올지 모르고,
문득 나온는 노래마다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게다가 DJ가 재치있거나, 감성적이면 금상첨화.
그러나 J는 싫어하는 노래가 나올 때마다,
DJ가 주절주절 떠들 때마다 채널을 바꾸는 게 귀찮아
라디오가 싫다고 했다.
J와 내가 이렇게 안맞는 게 있다니... 절망했었다.

그나저나 주인의 실수로 수명을 다해버린 내 라디오.
사랑했었다.
새로운 사랑이 곧 나타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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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제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에요.
오늘 무더운 하루를 보내고 침대에 누워 멍하니 라디오를 들으며
어디론가 가고 싶다... 생각하고 있는데
윤희씨가 사연과 더불어 받고싶은 선물이 있으면
사연말미에 적으라는 얘기에
블로그에 적은 꿈음 예찬 그대로 올려봅니다.
저 자작나무숲 펜션에 가고 싶어요.
거긴 에어컨을 안틀어도 자작나무를 지나온 바람이 펜션을 시원하게 만들 것 같아요.
신청곡은 없어요. 노래는 들려주시는 대로 들을게요.
그 노래 듣고 또다른 추억을 떠올리고
또 그에 대한 글을 써볼게요.
조규찬 씨 진행 이후 아주 오랜만에 글쓰면서 꿈음에 주문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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