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누나. 저는 김포외국어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임원준이라고 합니다. 누나의 방송은 오래전부터 들었는데 사연을 올리는건 처음이네요. 시험 때 많이 지치고 외로웠는데 누나의 방송은 참 힘이 되었답니다. 제가 사실 이번 8월 26일 미국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있어요.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가서 1년동안 공부할 계획이고요. 학교 친구들과는 모두 작별인사했고, 나름 마음의 정리도 했는데요. 제가 정말 제 목숨처럼 아끼는 친구 한명과의 관계는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매우 불편합니다. 1년 밖에 안되는 시간 동안 외국에 나가있는 건데 뭐 이리 오버하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시기에 내린 결정이기에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 친구와는 1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냈구요, 항상 같이 다니고, 그만큼 다른 친구들이 친한 사이를 질투한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그렇게 친한 친구와 2학년이 되면서 반이 갈리고, 별 것도 아닌 문제로 다투었어요. 사실 다툰 건 아니구요. 제가 일방적으로 화낸거죠. 그 후로 복도에서 마주쳐도 눈길 한 번 안 주었는데요. 그렇게 몇 개월을 지내고, 저는 친구들에게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가게 되었다고 작별인사를 고했고, 송별회 등으로 매우 바쁘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때까지 그 친구와의 문제는 해결하지 않았구요. 그리고 방학식 전 날 밤, 모든 것을 정리했다고 생각하고 기숙사에 들어섰는데, 책상에 하얀 상자가 놓여져 있더라구요. 그 상자는 그 친구가 놓고 간 거였는데요. 저와 사이가 안 좋아진 후 지금까지 자시의 생각을 정리해놓은 일기장 한권과, 수학여행, 자습시간 등 언제나 함께 들었던 추억이 담긴 노래들을 mp3에 넣어서 선물로 놓고 갔습니다. 보고 엄청 울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 그리고 사과하고 싶었는데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는 그 친구의 고백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속으로는 욕도 많이 했죠. 그래도 빨리 사과를 하지, 그깟 용기가 뭐길래 하고요..
그런데 그 친구가 며칠 전 제가 사는 일산으로 놀러왔습니다. 밥도 같이먹고, 영화도 보고, 사진도 찍고, 꽤 많은 것을 했습니다. 이야기도 많이 했구요. 그러면서 서먹했던 감정들은 다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근데 있죠 누나. 그 친구를 버스 정류장에서 보내는데 너무 슬픈 거 있죠.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하구요. 그 친구가 버스타고 가는거 사실 별거 아닌데, 다시 보면 되는 건데, 언제 다시 보냐 하는 아쉬움이 너무 컸나봐요. 더욱 중요한 건요, 아직 그 친구에게 해야할 말을 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사실 이 말이 그 친구에게 큰 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그렇지만 이 말 하지 않고서 출국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요.그 때 그 친구가 내지 못했던 그 용기, 저는 내야죠. 안 그러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요. 출국 전 한번 더 만나야겠죠? 누나가 코치 좀 해주세요. 공연티켓이나 식사권이라도 하나 보내주셔도 좋겠구요.ㅎㅎ
혹시 그 친구가 라디오 듣고 있다면, 이 말 전해주세요.
석주야. 나 거짓말 한 거 있다? 미국가는거 많이 두렵고, 힘들 것 같은데, 하나도 안 힘드니까 너 걱정이나 하라고 한거, 그리고 너랑 민석이랑 나보다 훨씬 더 친해지는 건 너무 싫은데, 그래도 민석이랑 잘 지내라고 한거. 넌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너한테는 멋있는 나보다는 솔직한 나로 남고 싶다. 누나,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god 친구란 이름으로 신청합니다. 가사가 참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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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임원준
2009.08.07
조회 36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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