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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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놀고 싶었는데
천희자
2010.01.22
조회 41
1980년대 중학교 다닐 때 입니다.
시골의 겨울은 길고 참 춥기만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없는 살림에 5남매를 키워야 하는 막중함에 겨울에 그냥 논을 놀리기 뭐하셔서 다른 사람들도 다 한다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기로 하셨어요.
경운기로 고랑을 타고 거름을 하시고 두둑에다 구멍을 뚫어 대나무를 끝꺼꾸로 땅에 박고 양쪽으로 대나무를 휘어서 끈으로 묶어 비닐하우스 지붕을 만들고 그 위로 바람막이 비닐을 입혀 삽으로 흙을 비닐하우스 위로 덮어 고정시키면 비닐하우스가 대충 마무리되고 입구에 문을 달면 비닐하우스가 완성이 되었죠... 그 모든 일을 우리형제자매들은 부모님과 함께 일을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가을철에 일도 하지 않는데 우리집 형제자매들만 죽어라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초겨울부터 방학내내 비닐하우스 안에서 일을 하며 살아야했습니다. 가지, 호박을 했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 짚거적을 벗기고 비닐을 걷어내고 호박을 가위로 수확하고 물에 씻어 좋은것과 나쁜것을 골라내고 박스에 차곡차곡 채워서 노끈으로 묶어 박스에 이름을 적고
출하를 기다렸습니다. 한낮이 지나고 저녁무렵이 되면 아침에 벗겼던 비닐과 짚거적을 다시 덮어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중간에 약도 하고 물도 주고 ~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었습니다.
날씨는 춥지만 비닐하우스 안에서 후끈후끈 더워 옷은 땀범벅이 되었습니다.
겨울방학이면 친구들과 모여 이야기도 하고 냇가에 가서 썰매도 타고 눈이 내리면 눈싸움도 하며 놀아야 하는데 우리형제들은 방학이라고 해서 아이들과 놀기 보다는 부모님을 도와 주로 비닐하우스에서 일을 해야했습니다.
잠깐 친구들하고 놀다가도 그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비닐하우스로 달려가 부모님을 도와야만 했습니다.
동네어르신들께서는 일도 잘하고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다고 칭찬을 해 주셨지만 칭찬보다는 친구들과 놀고 싶었던 적이 더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이 밑에서 보고 듣고 눈으로 보면서 살았기에 성실근면하고 부지런하고 돈 아까운줄 알고 형제자매들 우애가 더 좋은지 모르겠어요.
친정엄마께서는 비록 12년전에 돌아가셨지만 늘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방학이면 놀고 싶었던게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좋은 경험이 아니었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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