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삶을 산건 아니지만,
오래도록 인연을 이어간다는게 쉽지 않음을..
특히 이성과의 인연은 더욱 그러함을..
그래서 오래 함께 한 사람들이 소중하다는 걸..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에서 뒤돌아보니 알것 같습니다.
어릴땐 세상에 사람은 여자와 남자였습니다.
여자는 모두 친구일수 있었지만,
남자는 단 한사람만이 특별할수 있는,
친구이기 이전에 부담스러움이 먼저 안겨드는 이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선을 그어두고 차갑게 내치기도 했고,
가끔은 친구로서 전할수 있는 고마움조차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어쩜.. 오래오래 담백한 인연을 이어가고픈 제 바램이었을 거예요.
그리고 그건.. 고마운 이에게 할수있는 마지막 배려라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그건.. 날 혼자이게 한 방법이었다는 걸 깨달았지만,
고마운 이에게 차가웠던 미안함을 빼면 후회같은 건 없어요.
사람들은 그렇게 흐르듯 떠나갔고, 어쩔수 없는 일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벌써 십년을 함께 한 친구가 있습니다.
물론 가까이.. 내곁에 있었던 건 아니예요.
잊혀질만 하면 연락을 해주었고,
그리고 늘 연락이 닿을 수 있는 그곳에 있었고.
만나기 전엔 늘 설레임 반.. 알지못할 부담스러움이 반 이었고.
만나면 이상하게도 친구에게도 하지 않은 내 이야기들을
주저리 주저리 꺼내놓게 되는 그런 녀석이었죠.
나를 너무 많이 닮아.. 떠밀어낼수 밖에 없었던 녀석.
순하고 착해서 세상에 서툴것 만 같았던 녀석.
제 잇속 챙기지 못하고 손해보고 상처 받을까 염려되던 녀석.
엉뚱한 구석이 많아 무슨 일을 버릴지 종잡을 수 없었던 녀석.
그래서 걱정부터 하게 만든 녀석..
얼마전 그런 그 녀석과 다시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렇게 늘 동생같고 맘이 쓰였던 녀석인데,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될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그 녀석도 세상을 배워가고 있더군요.
제 앞길도 잘 찾아가는 듯 보였고,
순딩인줄만 알았더니 넉살좋게 사람들과도 잘 섞이는 것 같습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 사랑도 하는것 같구요.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적도 있습니다.
나 때문에 힘든 시간이 분명 있었을텐데도 등돌리지 않았던 사람.
오랜 시간을.. 잊혀질듯 하면 다시 떠올랐고,
연락이 끊길듯 하면 또다시 연락이 닿았던 그 녀석이
어쩜 내 인연인줄도 모른다고..
오래도록 내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내 마음이 너무 느리게 열리고 있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여전히 그 친군 내게..
오래오래 인연을 이어가고픈 소중한 사람이지만,
열렸던 제 맘은 다시 단단히 잠궈야 할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나때문에 좋은 인연을 놓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정말 그 친구를 아끼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귀한 사람도 많이 축복해요.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은.. 행복하도록 기도하는 일뿐인것 같아요.
규찬님 듣고 싶은 곡이 있어요..
savage garden 의 i knew i loved you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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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만들어 가는 법..
차현정
2004.11.03
조회 3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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