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에 오른 불개미 떼
물 한 방울 떨어지자
천재지변을 만난 듯 허우적 거린다.
물방울 하나에 바다가 있었다니!
익사한 불개미들에게 나는 또
얼마나 큰 우주였을까.
허나 불개미에게도 불성이 있다면
그것을 익사시킨 물방울이
어찌 그냥 물방울이겠는가. 찰나의
의심이 내 대갈통을 꿰뚫는다
물방울 하나가 나라는 우주를 삼킨다?
불개미가 무심코 튄 물방울에 숨을 놓듯,
거창할 것 하나 없다. 이 어질지 못한
천지의 무심코 튄 물방울에
힘없이 잠길 내 죽음이여
그럴진대 어찌 불개미의 우주와
나의 우주가 다르다 할 수 있으리
물 몇방울 튀어도 순식간에
내 죄업이 온 천지에 둥둥 뜨니
작은 세면대 하나에도 근원 모르는
고통의 망망대해가 파도치는구나.
- 개미(베르나르 베르베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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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캉으로부터
불개미연방
2004.12.27
조회 2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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