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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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요,
김은경
2004.12.29
조회 31
어제 모 사이트 지식in에서 살짝 검색해봤더니
저와 거의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중이염으로 판명나있더라구요.


그 말로만 듣던 중이염.
심하면 수술까지 해야한다느니 어쩐다느니 하길래
순간 겁에 질려서 컴퓨터를 꺼버리며 다짐했죠.

'내일만 돼봐라. 내 당장 이비인후과로 달려가리.'

이 증상이 시작된 게
5일째라 믿고 싶었지만 머릿 속을 스치는 몇몇 에피소드들이
일주일 가까이 되었음을 시사했어요.
저의 유별난 병원공포증과 원인추측증이 한 몫 단단히 했죠.

근데 막상 날이 밝고 보니 다시 무서워졌어요.
'그래 병원의 전 단계는 뭐니뭐니해도 약국이지.'

집 근처 많은 약국 놔두고 그래도 이왕 가는 거
의약분업 안 됐을 시절부터 꽤나 신뢰했던
약국을 찾아 낑낑대며 올라갔어요.

"이렇고 저런데 왜 그런거에요?"

약사아줌마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중이염이네. 요 앞 소아과라도 가보고 다시 와요."

소아과 안을 힐끔 들여다봤더니
미취학아동들로 보이는 꼬마들과
엄마들 할머니들로 만원이었어요.

부끄러워서 이왕이면 이비인후과에 가려고
마을버스를 타고 시내에 있는 이비인후과를 찾았죠.

가는길에 별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다짜고짜 수술부터 하자고 하지는 않겠지..
집을 나서기 전에 제 홈피 메인에 써놓은
"갈라봐야 알지"라는 말까지 교차되면서
혹시나 칼을 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전전긍긍하면서 겨우겨우 갔는데..

"29일부터 00일까지 휴진"

결국 또 다시 낑낑대며 찾은 곳은 아까 그 소아과.
다행이도 아까 그 손님들은 다 빠진 후였어요.
초등학교 때 가고 안 가본 거 같은데
제 기록이 아직도 거기 있더라구요.
얼마만에 가보는 소아관지..
낯익은 의사아줌마 목소리도 들리고..

다행이
중이염이 아니고
외이염이라네요.

생물시간에 배운 외이 중이 내이의 구조가 스치면서
그래도 중이염보다는 덜 심한 거라 생각하니
그때서야 안심이 됐어요.

"고개 이쪽으로 수그려도 괜찮아요?" 라고 물었더니,
"네. 할 수 있으면 어디 해봐요."

성격이 아주 쿨하신 우리 의사선생님을
내일도 모레도 글피에도 봐야해요.

약 잘 먹고 의사선생님 말 잘 들으면 빨리 낫겟죠.

아르바이트도 하면 안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시네요.
아르바이트 구하기 힘들어서 죄책감을 한가득 안고
집에서 비굴하게 놀고 있는데
며칠간은 당당하게 놀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요.

평소에 잔소리 많던 엄마도
딸 아플 땐 먹고 싶은 거 다 사주고 말씨도 상냥해지시는데
꿈음도
아픈 청취자를 위해 신청곡 하나 들려주시겠죠?

신청곡입니다.
아일랜드의 "잠시후엔"
코나의 "아름다운 날들이여 사랑스런 눈동자여"

건강 지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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