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헤매기-라는 제목이 눈에 띄여 누군가의 글을 읽게 되었다.
천천히 읽어내려가다 그 때 내 모습이 떠올라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린 끝이라는 최후 통첩을 받고 컴퓨터 자판기에 엎드려 엉엉 울었다.
왜 하필 자판기냐 하면..
그와의 대화는 메신저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 때 그 사람은 평소보다 더욱 침착했으며 얼음보다 차갑고 냉정했다.
다음 날 친구를 만났다.
식사를 하고 노래방에 갔는데, 노래를 부르다 눈물에 목이 메어 친구
가 이어 불렀다.
어둠이 깔리고 알콜의 힘을 빌려 그 사람의 집 앞에 찾아갔다.
대문 앞을 서성이다 터벅터벅 걸어오던 중에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언니 목소리를 들으니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그 후로 그 사람과 마주치기 위해 집 주변을 수십번 배회했었다.
간절했음에도 우연을 가장한 재회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매 번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마다 현재의 사랑이 진짜라고들 생각한다.
과거의 것들은 지금을 위해 겪어왔던 과정일 뿐이라고..
허나 내겐 지금까지도 그 순간이 진짜일뿐이다.
얼마 전 그에게서 뜻밖의 전화가 왔을 때
놀랍기도 했지만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지난 날 아픔 따위는 그저 추억의 한 페이지일 뿐이었다.
가끔 안부를 물었으면 하는 그의 말에 거절을 하고야 말았다.
그의 얘기를 하면서 웃을 수 있게 된지 3년이 됐다.
다른이의 연인이 된 그에게 다시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
다시 흔들리게 될 내가 보였기 때문에..
지금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건,
그녀(작가 일을 하고 있는 또다른 박작가)의 힘도 컸지만
글이란 것을 쓰게했던 건 그 사람이었다.
그 점은 지금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그 때의 눈물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까..
이젠 원망도 없다. 물론 사랑도 없다.
책을 잠시 덮는다..
다시 펜을 들 누군가를 기다리며..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추억의 몇 페이지를 뒤적이다 덮다..
papillon
2005.03.07
조회 24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