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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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몇 페이지를 뒤적이다 덮다..
papillon
2005.03.07
조회 24
아파트 헤매기-라는 제목이 눈에 띄여 누군가의 글을 읽게 되었다.

천천히 읽어내려가다 그 때 내 모습이 떠올라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린 끝이라는 최후 통첩을 받고 컴퓨터 자판기에 엎드려 엉엉 울었다.

왜 하필 자판기냐 하면..

그와의 대화는 메신저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 때 그 사람은 평소보다 더욱 침착했으며 얼음보다 차갑고 냉정했다.

다음 날 친구를 만났다.

식사를 하고 노래방에 갔는데, 노래를 부르다 눈물에 목이 메어 친구

가 이어 불렀다.

어둠이 깔리고 알콜의 힘을 빌려 그 사람의 집 앞에 찾아갔다.

대문 앞을 서성이다 터벅터벅 걸어오던 중에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언니 목소리를 들으니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그 후로 그 사람과 마주치기 위해 집 주변을 수십번 배회했었다.

간절했음에도 우연을 가장한 재회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매 번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마다 현재의 사랑이 진짜라고들 생각한다.

과거의 것들은 지금을 위해 겪어왔던 과정일 뿐이라고..

허나 내겐 지금까지도 그 순간이 진짜일뿐이다.

얼마 전 그에게서 뜻밖의 전화가 왔을 때

놀랍기도 했지만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지난 날 아픔 따위는 그저 추억의 한 페이지일 뿐이었다.

가끔 안부를 물었으면 하는 그의 말에 거절을 하고야 말았다.

그의 얘기를 하면서 웃을 수 있게 된지 3년이 됐다.

다른이의 연인이 된 그에게 다시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

다시 흔들리게 될 내가 보였기 때문에..

지금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건,

그녀(작가 일을 하고 있는 또다른 박작가)의 힘도 컸지만

글이란 것을 쓰게했던 건 그 사람이었다.

그 점은 지금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그 때의 눈물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까..

이젠 원망도 없다. 물론 사랑도 없다.

책을 잠시 덮는다..

다시 펜을 들 누군가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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