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상영 내내 안개처럼 맴돌았던 극도의 적막감
그리고 미묘하게 오고갔던 두 시선..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던 난
영화를 보기 전, 몇몇의 사전 조사를 했다.
베르메르라는 생소한 이름과 그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베르메르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로 생전에는 후광을 받지 못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는,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작품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탄생했다.
극도의 적막감을 한층 고조시켜주었던 title o.s.t에 사용된 악기는
나의 매우 짧은 음악적 상식으로 플룻이 아닐까 싶다.
(오보에가 아닐까 궁금하기도 했다)
플룻으로 연주 되었기에 더 애절하고 구슬프게 들리진 않았을까.
바이올린의 그것과는 달리 플룻은 청명함을 더 하는 것 같았다.
당신이 멜로를 기대했었다면
그 기대는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으리라
멜로에서 나올법한 가슴 떨리는 키스 따위는 찾아볼 수 없으니까.
어찌보면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리고 내 경우엔 영화가 끝나고 "끝난거야?"
라며 어이없어했던 결말이었다.
영화 관람 후 미친듯이 뛰어대는 심장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도 아니요,
철저한 계획 하에 관객의 눈물을 쥐어짜는 영화도 아니요,
대단한 스케일로 "역시.."라는 말을 입에 달만한 영화도 아니지만
너무나 잔잔해서 수면 위로 작은 기포조차 떠오를 법도 없는
고요한 티티카카 호수처럼
문득문득 떠오를만한 그런 영화..
p.s
베르메르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측면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일하게 화가를 응시하는 소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수만번의 시선이 마주쳤을 화가와 모델
더 오래 더 많이 서로의 모습을 담으려고
그들은 눈꺼풀이 깜빡이는 것조차 아까웠겠지..
신청곡은 정재형의 "진주귀걸이를 한 처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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