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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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서, 엄마는 67살, 딸은 35살
자이젠
2005.05.23
조회 64
콘서트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이번이 조규찬님 콘서트를 세번째 보았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과연 조규찬님의 음악의 끝은 어디일까요. 조규찬이라는 음악인을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된 것은 제 생에의 크나큰 감사입니다.

35살의 나이. 음악으로만 본다면, 이 대한민국의 땅에서 서양음악과 한국음악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고 자란 세대의 나이가 아닌가, 자신합니다. 황인용, 전영혁 등..라디오의 음악들을 일일이 테이프에 녹음해가며 하루하루를 행복해했던 세대들이 아닐런지요. 그리고 이 세대에게는 부모님의 음악적 취향에 많은 영향을 받은 나이기도 합니다. 지금처럼 풍족한 음악적환경이 부재했던 그 당시 집에 라디오나 오디오를 구비해주실정도라면 역시 그 부모님들도 음악을 무척 좋아하셨던 분들이지요. 저의 엄마도 명동 근처의 음악다방에서 하루종일 음악에 취해 사셨던 분이시거든요. 어제 콘서트에서 조규찬님이, 아바를 언급하시기도 했지만, 저 역시 엄마가 그리도 좋아하시던 아바와 비지스 비틀스를 집안 구석구석 장식해주셨기 때문에, 조규찬님의 그 어린시절의 회상하시던 이야기가 너무나 공감이 갔습니다.35살이라는 나이, 후회도 많고 원망도 많고...부끄러움도 가득한 나이지만, 그래도 조규찬님과 비슷한 시기를 청춘의 뒤끝에 간직하고 있다는데에 대해서 제 나이에 감사하고 자부심마저도 느낍니다..대학때..제가 음악동아리에 있었는데, 친구들끼리, 조규찬님의 무지개와 1집을 돌려들으면서, "와...우리나라에도 이런 음악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며 밤을 새우며 턴테이블을 돌리던 기억이 어제같아요.

그래서 제가 이번 콘서트에 엄마를 모셨더랫습니다. 부산에서 올라오셨지요. 좌석도 정중앙 앞에서 다섯번째였거든요. 엄마가 어찌나 행복해하시던지, 제가 옆에서 눈흘김하면서 엄마의 얼굴을 보느라 조규찬님의 노래를 듣느라..아주 정신이 없었답니다. 엄마가 저에게 아바나 비지스나 비틀즈의 세계를 가르쳐주시지 않았더라면..조규찬님도 이렇게 좋아할 수는 없었을거라는 생각에, 엄마에게 작으나마 보답을 한 것 같아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조규찬님의 1집부터의 모든 음악들 가운데, 이번 8집이 최고라고 생각한답니다.그리고 어제의 공연도 여태껏 들어온 모든 공연들 중에서 가장 감격적이었고요. 하지만, 부르고 싶지 않은 노래란 곡이 빠져서...너무너무 서운했습니다만...대신 오늘 아침부터 여태껏 부르고 싶지 않은 노래만 계속 들어주고 있는걸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항상....자신의 재능에 만족하시지 않고, 계속 매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제 삶에 희망을 얻습니다. 저는 조규찬님을...'노력하는 천재' 라고 가슴에 칭하고 있습니다. 재능만이었다면, 8집과도 같은 앨범은 탄생하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재능에 안주하지 않는 모습이...조규찬님의 음악보다 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안주하지 않고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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