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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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나무와 새
지나가는 비
2005.06.17
조회 24

"저리가!! 저리 가란 말이야!! 날아가!! 날아가아!!!"


높게,,아주 높게,,,
하지만,,
가늘게,,아주 가늘게 서있는 나무 한그루,.

머리카락 한 가닥 건드릴 바람에도 쉬이 고개를 흔드는 나무,

그 아래에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발꿈치를 차 올리며
나무 끝 숨 한가닥으로 서있는 새를 향해
고함을 치는 하얀 아이,,


"내꺼야!! 내꺼야!! 저리가!! 무겁단 말이야!! 무겁단 말이야!!"


그러다가 아인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주저앉아 버린다,



이년 전 다람쥐를 쫒아 산에 들어 왔다가 길을 잃었을 때
희망을 잡듯 아인 이 나무를 잡았었다,,아니 안았었다,

두 팔을 벌려서..
두 다리를 벌려서,,
가슴을 대고,,
얼굴을 대고,,

꼬옥 껴안았던 나무,,


그렇게 앉아서 잠이 든 아일 사람들이 찾아냈고,
그후 며칠 후 그 나무는 아이의 팔과 다리와 가슴과 얼굴이 아닌
아이의 물건으로 둘러 싸여지고,,

그 나무는 그 아이의..또다른 '것'이 되어졌다,


.....


내 주변에 나를 둘러싸 묻어진 네 물건들을 처음엔 사랑했어,

다른 멋있는 나무 그늘이 아니라

꺾어질 듯 희망을 잃은 보기싫은 내 그늘을 택해 잠을 청하고

네 절망속에서 오히려 날 안는 널

난 그순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어,

네가 준 사랑은 날 자라게 했고,,

또한 날 가둬뒀어,,

하지만 난,,

네 물건들을,,너를,,무너뜨리면서 자유할 용기가 없었어,,

네게 상처줄 용기,,

나를 사랑해준 너를 울게 할 용기,,

새 한마리,

날고 싶어지는 흙에 눌린 내 뿌리로 ..내 생의 갈증으로

끝없이 자꾸만 하늘로만 가늘게 높아가서

내 끝을 나조차 찾기 힘들 때..

예전의 너처럼,,

그렇게 내게 날아와 주었어,,

내 절망의 끝으로,,

숨 한가닥 버거워하는 날개짓을 멈추고,,

오히려 내게 희망을 노래해 주었지,,


아이야,,

난 새의 무게로 꺾어질지라도 그렇게 내게 머물러주길 원해,,

.........................


바람이 몹시 분 어느 날,,
산을 지나던 사람들은 보았습니다,,
길게 꺾여진 가는 나무와,
그 가지 끝에 심장이 꽂힌 새와,,
꺾여진 나무밑둥을 꼭 껴안고 죽은 하얀 아이를,,,,

어쩜,,,

모두 그렇게 날아간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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