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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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살리는 음악> 내 여름의 꿈.
진은연
2005.07.13
조회 34
내 집 옥상은 반드시 넓어야 하고 조용해야 하며
하늘님 말고는 아무도 내려다 보지 말아야 합니다.

내 집에 그런 열린 옥상이 있다면
한번쯤은 해가떠서 지고 다시 뜨는 일련의 과정을 종일 살아서 지켜보았으면 합니다.
시계같은거 보지말구 날짜 같은거 세지도 말구
바람 시원하고 따뜻한 곳에 멋진 비치의자 파라솔 가져다 두고
라디오랑 책이랑 일기장이랑 사과 몇 알이랑도 차려두고서
음악도 듣고 졸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추면서
딱 24시간 내내 살아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음악을 틀고 옥상 물청소를 시작하겠습니다.
구석구석 물을 뿌려 바닥이 진한 회색으로 시원해
지는걸 보고싶습니다.
해가 조금씩 높아지면 시원한 시멘트 향이 올라오겠지요.
가운데부터 환한 회색이 번져가는걸 보는것도 즐거움 입니다.

오랜만에 국민체조도 해볼까요..
순서는 생각나지 않지만 아주 큰동작으로 아침체조 합니다.
준비 땅! 이끝에서 저끝으로 100M 달리기도 해야죠.
어린날 운동회 아침같은 기분이 들겠네요.

바닥이 다 마르면
하얀천을 바닥에 꽉차게 깔고 그림도 그렸으면 좋겠네요.
맨발로 뛰어다니면서 발바닥도 찍고 노래 가사도 쓰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도 색색으로 써보고 싶습니다.
아빠 엄마 동생들 친구들..
커다랗게 소중한 것들을 불러내 보고 싶습니다.

해가 머리위까지 올라오면 비치 파라솔 밑에서 잠시 졸아야죠.
지루한책 두줄쯤 읽으면 귓가에 음악소리가 멀어질 겁니다
삶에서 가장 여유로운 책은 당최 무슨말인지 모르겠는
지루한 책입니다.

잠이깨어 다시 시원해 지면
조금은 두꺼운 종이를 꺼내어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쓰겠습니다.
바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그러면 어디선가 바다바람이 불어오겠지요.
봉투에 반듯이 접어 넣고 꼭꼭 눌러 그의 주소를 쓰고
침뭍혀 우표를 붙일때까지
설레이고 두근거리는 웃음이 얼굴 가득할겁니다.

노을이 지는 서쪽 하늘은 숨막히게 아름답겠지요.
어린왕자의 별처럼 해가 뜨고 지는 사방의 변화를
다 만날수 있습니다.
하늘에 노을이 꽉차면 줄넘기를 할겁니다.
내가 돌리는 줄로 노을을 헝크러 놓고 싶습니다.
붉은 수채물감 풀어놓은 듯, 미술시간 맑은 물통같은 노을을
휘휘 저어 나도 물들이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지금입니다.
노을이 지고 밤이 내리는 어스름한 시간.
노을과 밤이 만나는 경계선은 때론 지독히 청명한
보라를 만들어내지요.
맘에 쏙 들게 시퍼런 반투명을 만날수 있는 확률은
그다지 적지만
눈이 시리도록 그걸 기다리는 동안 내내 마음은 콩닥 거립니다.

밤이오면..
오래됐지만 가족의 향이 가득 밴 낡은 담요 하나 덮고
얼굴로 쏟아지는 별을 세어 볼랍니다.

이런 여름밤은 행복한 꿈 꾸겠지요..

제가 선곡한곡들은..^^
1.듀스 여름안에서
2.인디고 여름아부탁해
3.룰라 3!4!
4.비치 보이즈 - surfing U.S.A
5.Atomic kitten - see 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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