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시골에서 도라지가 잔뜩 올라왔습니다.
흙이 잔뜩 묻은 도라지 한가마니^^;;;를 보니
한숨이 절로 나더군요.
어머니와 둘이 앉아 도라지를 깠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텔레비전 정규방송도 다 끝나고...
둘이 소리없이 도라지 까는게 지루해질 무렵,
어머니께서 혹시 영화 볼 수 있냐 물으시더군요
제가 사 놓은 DVD중에서
어머니가 좋아하실 만한 걸 찾아보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love affair
한 시대를 풍미하던 바람둥이
웨렌비티를 이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사로잡아
백년해로중인 아네트 베팅 얘길 해드렸더니
금새 영화에 흥미를 느끼셨어요
이제 환갑을 바라보시는 나이임에도
스릴러나 미스테리물에서 저보다 더 빨리범인을 찾아내시는
어머니다 보니, 어머니가 보시기에 조금
지루하진 않을까 생각했는데,
영화보시는 내내 입으로는
유치하다 너무 고전적이다 하시면서도
끝내 눈을 못떼셨습니다.
그러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갬블(웨렌비티)이 테리(아네트 베닝)의 아파트를
예고없이 찾아왔을 때,너무 놀라 비명을 지르시더니
침실에 걸어두었던 갬블의 그림을 보는 순간
눈물을 보이시더군요
전 영화보다 그런 어머니를 보는게 더 즐거웠답니다.
도라지 까느라 혹사시킨 어깨와 손목이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시큰거리지만
어머니께 좋은 영화 소개시켜드린 것 같아
아직도 뿌듯합니다.
love affair OST중에서
갬블이 테리를 사랑하게 되는 그 순간 흘렀던
피아노 솔로에 녹아드는 아네트 베닝의 허밍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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