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아버지께서 밤 늦게 거나히 술마시고 들어오실 때
종종 아이스크림 한아름을 사오셨습니다.
그땐 아이스크림이 너무 좋아서 기뻤기도 했지만,
어머니께서는 내가 충치 먹을라 고심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내 손에 자주 쥐어주지 않으셨죠.
(내가 원하는 아이스크림의 수요량에 비해 공급양이 부족했습니다..)
거기다 아버지께서 먹을 것을 사오시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더욱 기뻤습니다.
그땐 그저, 오늘 밤에 하나 먹어도
내일 아침이나 점심까지 형이랑 나눠먹어도 가득한
검은 비닐 봉지 속의 아이스크림에
이를 드러내고 웃었지만
지금 그 추억을 곱씹다보면,
아버지께서 직장동료와 그 날의 고됨을 술로 풀면서
집에서 기다릴 꼬마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지갑을 열어 아이스크림 한아름 사들고
집까지 골목을 걸어 올
약간 들뜨신 기분의 아버지 모습을 생각하게 되면서
알 수 없는 웃음이 돕니다.
오늘은 어버이 날인데..
오늘 아침만 해도
'형식적인 카네이션 그 비싼 돈주고 사야하나..상술아냐..'라는
생각을 하며 운동을 하다가
'이건 자식의 도리로써 해서는 안될 마음가짐이다'라는 생각에
뒤늦게 점심무렵에
카네이션을 만원이란 거금 들여 사서
부모님께서 근무하시는 사무실로 소리없이 찾아가
카네이션을 드렸습니다.
조용히 눈짓을 하는 어머니.
책상에 앉아 몰두하고계신 아버지.
어머니도 아버지도 웃음으로 기꺼이 받아주셨습니다.
카네이션을 드리며
'제가 좀 늦었죠?'
아버지께선
'늦긴..허허'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속마음 터놓지 않고, 표정도 한결같으신 분이 아버지 입니다..
오늘은 유난히 기뻐시는 모습에
카네이션 사서 드리길 잘했다고 느꼈고
오늘 아침까지 먹던 마음에 자책을 했고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마음 등등의 마음이 뭉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 때, 아버지께서 잠시 나가시더니
곧 아이스크림 두개를 사서 들고 오시더니
'날씨가 덥지?' 하시면서
어머니와 저에게 하나씩 주시는 겁니다..
'당신은?' 하시며 묻는 어머니의 말에
'난 됐어. 괜찮아, 안먹어."
하시는 겁니다..
아버지께서..
신청곡은
아버지께서 가장 즐겨 들으시던 팝송..
John Denver - Take Me Home, Country Roads
부탁드려요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어버이 날 ..신청곡은 글 맨 아래에..
하완호
2006.05.08
조회 24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