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연 너무 없네요. 저는 할머니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그냥 요점만 적겠습니다. 할머니께서 3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계세요~ 과거와 현재가 왔다갔다 하시고 사람을 잘 못 알아보시는 증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당신집에 가신다면서 짐을 꾸리세요! 할머니의 장 안에 수 많으 짐들이 꾸려진 채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2년전 여름에 한달 정도 할머리와 단 둘이 지냈던 적이 있습니다. 작은 아버지 내외분이 너무 바쁘셔서 마침 집에서 놀던 제가 시골에서 할머니 수발을 조금 들었던 거였는데요. 그때 생각이 지금도 많이 납니다. 할머니랑 참 친해졌고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제가 누군지도 여러번 알려드리고 짐을 꾸려서 나가시면 수도 없이 쫓아가서 모셔오고 하면서 그해 여름을 보냈습니다.
나중에 치매에 관한 어머니에 대해서 쓴 소설에서 짐을 꾸리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그들의 정신 속에 부재하는 질서를 외부에서라도 바로 잡으려는 생각' 이라는 구절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할머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여름에 저는 할머니가 무슨 말을 해도 다 잊어버리시기 때문에 무엇이나 다 이야기했었습니다.
올해는 이상하게 일 때문에 한 번도 할머니를 뵈러 내려가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보고 싶네요. 할머니의 병은 상태가 악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상태로라도 좀 더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초에는 꼭 내려가서 조금 오랜동안 할머니랑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오늘도 좋은 방송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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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꼭 추석사연은 아니지만요!
마그리
2007.09.23
조회 15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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