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님은 짝사랑 해보셨나요?
전 짝사랑을 무척 해보았습니다.
한두 번이 아닌...스물아홉 나이에 이를 정도로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동성에게는 좋아한다는 말이 참 쉽게 나오는데 이성은 그렇지 않거든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얼굴도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애...
오학년이 되어 새로이 만한 부반장애, 그리고 6학년 때 담임선생님,
읍내 중학교에 다니면서 알게 된 상대 남중학교 학생...(명찰에 이름이 이경호였음) 그리고 가을에 다니게 된 곳에서 알게 된 교회 오빠, 고등학교 일 학년 때 첫부임지로 오신 체육선생님, 그리고 졸업하기전까지 내내 좋아하던 수학선생님, 대학 일 학년 때 같은 과 동기 와 일년 선배, 그리고, 동아리에서 만난 복학생 오빠, 온라인에서 친했던 사람 그리고 내 첫사랑 등등
숨이 찰 정도죠?
이 중에서 몇몇에게는 좋아한다는 말은 직접 못하고
늘 그래왔듯이 편지나 쪽지로 제 마음을 전해본 적도 있지만
답장은 기대하기 어려웠고 무안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었어요.
성격이 워낙 소심한 탓에 혼자 좋아한 기간이 참으로 길었지만
그도 참 괴롭고, 아프고 힘든 시간이었어요.
특히 고등학교 때 수학 선생님에 대한 제 짝사랑은
가히 소설과도 마찬가지였어요.
잠시 체육 선생님한테 한 눈 판 것 말고는 3년간 그 선생님에게
일편단심 민들레였거든요. 교내에 있는 편지함에 선생님에게 뜬금없이 이런저런 편지를 구구절절 써서 처음으로 답장 받던 날은
세상이 온통 내것만 같았어요. 그때의 기쁨, 환희, 감동은 지금도 가슴이 아릿할 정도예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성인(스무살)이 된 저는
짝사랑에서 멈추고 진짜 사랑에 빠져보리라 다짐했지만
역시..소심한 성격은 늘 머뭇대다 친구한테 뺏기기 일쑤고
미팅 자리에 나가서도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하는 제모습에
분위기가 썰렁해졌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어서
나중엔 미팅 기피대상 1호가 되었어요.
그런데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신기하게도
짝사랑이 멈추었어요.
안경을 벗고 콘텍즈렌즈를 착용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면서 올린 쾌거죠(?)~^^
물론 평생 짝사랑만 하다 끝날 것같은 제 인생이 안스러워
(사실은 한심스러워서) 엄마와 친구들이 달려들어
저를 개조한 거예요.
난생 처음으로 늘 내가 하던 고백을 누군가로부터
받은 그 기분...윤희님 아시나요?
그가 날 놀리는 것도 같고, 자고나면 어제 일이 다 꿈이었을까봐
그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잤답니다.
누군가가 날 좋아한다고 느낄 때마다, 난 기분이 좋아지고 내 스스로를 조금 높여 생각하곤 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좋아한다는 데 싫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간혹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의 사람이 나 좋다고 하면 그 순간엔 당혹스럽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래도 좋더군요. 그래요. 사랑은 역시 주는것이 좋다지만
받는 것이 더욱 기쁘고 행복한 일이더군요.
그가 군에 가 있는 동안 2년 넘게 편지를 보냈지만
몇번의 답장이 오고, 그는 다시 제게서 멀어졌지만
전 기다릴 자신이 있었는데...제대 후 그의 옆엔
저보다 훨씬...키가 크고 예쁜..여자 하나가 인형처럼 웃고 있었어요.
지금도 생각해요.
그게 진짜 사랑이었는지? 흔히들 말하는 첫사랑이었는지?
하지만 지금도 답은 어디에도 없어요.
저 혼자 아파하고 눈물 흘리며 극복한 것처럼
또 다른 사랑을 찾아 전 오늘도 열심히 해바라기를 해요.
그도 언젠가 이런 제 마음을 알아주겠죠?
건너편 책상에 앉은 그 사람, 잘생긴 외모는 아닌데
씩씩하고, 배려해줄 줄 알고, 무엇보다도 시골 태생인게
무척 마음에 들어요.
전 도시에서 나고 자라 늘 전원생활을 꿈꾸거든요.
어떻게 그에게 고백할까...고민중이에요.
윤희님 아프던 지난 날 모두 접고
이제 저도 해바라기 그만 할 수 있도록 응원과 격려 부탁드려요.
해바라기도 가끔 목이 아프죠..(M.C the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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