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있는 화장실도 아니고,학교화장실도 아닌, 영화보는 극장화장실에서 두시간 있어본적 있으신가요?
아마도, 없으실겁니다!
시대는 1988년, 88올림픽이 열리던 그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고싶은것도 많았고, 보고싶은것도 많았던, 열정가득했던 고등학교 2학년때였지요!
그 시기에도, 고3을 앞두고 있는 시기인지라, 방학때도 학교를 나가야하는날이 많았었고, 저녁늦게까지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던 때였답니다!
한참, 꿈도많고, 하고싶은것도 많고, 먹고싶은것, 보고싶은것도 많았던 시절인지라, 공부에만 전념하는게 조금은 갑갑하기도 했던 시절이었지요!
당시, 선희, 현미, 인영, 세영, 영금이 5명은, 반에서 꼽아주는 5인방이었지요!
공부할땐 공부하고, 놀땐 화끈하게 놀던 5인방인지라, 반전체 친구들로부터 선망의 대상과 더불어, 부러움의 대상도 되었답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야간자율학습을 밤 10시까지 하고가야하는데, 연일, 극장에서는 그당시 최고의 우상이었던, 멋진 장국영오빠의 <영웅본색>의 열기로 인해 한바탕 후끈달아올랐던 때입니다!
그리나,우리 5인방의 관심을 한곳으로 모았던 영화는,바로 <뱀파이어>라는 영화였지요!
탐크루즈의 <뱀파이어>가 아니고, 예전에 나왔던 호러물인데, 아름답고도 쭉쭉빵빵한 여자배우가 뱀파이어로 나와 사람들을 헤치고 다닌다는...뭐 그비슷한 영화였는데, 계절도 계절이고, 한참 호기심많던 우리는 그 영화에 필이 팍 꽂혔던 것입니다!
합의끝에, 우리5인방은, 결국 야간자율학습을 몰래 빼먹고, 영화를 보러가기로 결론내렸지요!
그런데 그당시에는 한편가격으로 두편을 동시상영하는게 대유행이었는지 어땠는지, 한국영화한편과 동시상영을 한다는 것입니다!
뭐 어쨌건 두편이나 본다는 생각에, 우리는 보무도 당당히 극장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19세이상 관람가영화였지만, 충남 논산이라는 시골에서 1988년도에, 고등학생이라는 이유로 극장출입을 제제하는 사람은, 학교 선생님말고는 거의 전무후무했었답니다!
그래서, 무사히 극장안으로 입성을 했고, 각자 돈을 걷어 오징어에 음료수까지 마시며 편안한 자세로 영화관람을 하는데, 먼저 시작하는게, 동시상영중인 한국영화였습니다!
제목은 생각이 안나지만, 이미숙씨가 주연한 영화로, 한여인의 파란많고 질곡있는 삶에 대한 내용이었고, 무지 슬픈영화라고는 기억이 나는데, 우리는 오로지 <뱀파이어>를 봐야한다는 일념이 강했기때문에, 주인공 여자의 죽음이 느려지는게 속이 터질뿐이어서, 울어야 할 상황에서조차, 짜증나게 주인공이 죽지않아 화만났었지요!
그리고 그 영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
짜자자잔~~~~~~~~
"야! 떳다! 떳어!" 누군가의 작은 외침소리.
화들짝 놀란 우리의 눈에 들어온건, 우리학교 선생님들이 극장안을 돌며 순찰하고 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당시에는 학교 선생님들이 극장이나, 커피숍등을 불시로 순시하면서, 드나들지말아야 하는 장소에 가는 학생들을 잡아내어 훈계를 하던 시대였습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잘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익히 알고있는 영어선생님과 역사 선생님의 모습이 우리 5인방의 눈에 들어왔고, 그길로 우리는 곧장 낮은 포복자세로 극장 옆문으로 빠져나갔습니다!
그대로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입구에는 학생들이 몰래 빠져나가지 못하게, 이미 역사선생님께서 진을 치고 계셨지요!
어쩔수없이, 우리는 화장실로 피신했답니다!
여자화장실이 총 세칸이었는데, 두칸에 나뉘어 들어간 우리는 한명씩 교대로 들락거리면서 바깥의 동정을 살폈습니다!
그래도 순진했던 탓에 5명은 화장실밖으로 나가면 당장 붙잡힌다는 두려움에, 한발짝도 화장실밖으로 나갈수가 없었지요!
극장관계자분에게 선생님이 가시면 얘기좀 해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빙긋이 웃으며 그러마고 하는데, 그건 일부러 우리를 놀리기 위한 웃음이었던가봅니다.
그렇게 우리 5인방은, 영화한편 끝나고 쉬는 중간시간에, 화장실을 이용하고자하는 많은 사람들의 욕과 비난과 문두들기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끝까지 나가지않고 화장실 두개를 철저히 사수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계속 선생님이 극장안을 돌아다닐리도 없었을텐데, 편안히 우리가 그토록 보고싶었던 영화라도 보면서, 상황을 파악했어야하는데, 그당시만해도 우리 5인방 참 다들 순진무구했었나봅니다.
여하튼,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보고싶었던 <뱀파이어>도 못보고, 나가지도 못하고, 영화끝날때까지 주구장창 화장실안에서 동태만 파악하고있었으니...얼마나 기가막힌 일이었겠습니까?
영화가 다 끝나고, 사람들 밀려나갈때 동태를 파악하면서 사람들속에 묻어서 나가는데, 선생님 그림자도 보이지않더라구요!
일부러 극장관계자분이 우리에게 얘기안해주고있었던가봅니다.
밖으로 나왔을때, 우리 다섯명에게 보인 파란하늘의 햇살은, 어떤 느낌이었겠습니까?
오랜 독방생활을 청산하고, 풀려나온 죄수의 마음이 그만할까요?
그후로 우리는 오래오래 그얘기를 했었답니다!
"야! 우리 그때 왜그리 바보같았지? 영화나 편히 보고 나올것을..."
"아이! 왜 그 한국영화가 먼저 시작은 해가지고...."
친구들과 만나면 깔깔깔 웃게만드는 극장 화장실 사건은, 정말 두고두고 영원히 잊지못할 학창시절의 해프닝이었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후, 각자 나름대로의 진로를 선택해서 뿔뿔히 흩어져야만 했던 5인방들.
저는 대학진학후, 새로운 생활과, 친구들과 대학 생활에 적응하느라, 차츰 5인방들과의 연락도 뜸해지는가싶더니, 어느순간 연락이 끊어지고, 지금 고작 한명정도의 친구와만 연락이 되고있는 실정이 되어버렸습니다!
결혼까지 하고나니, 아이들 키우랴, 집안 대소사챙긴다는 핑게로 더더욱 소원해지는 친구와의 관계가, 가끔은 우울하기까지 하네요!
극장화장실에 두시간동안 숨어서, 보고싶었던 영화는 못봤지만, 가슴졸이면서도, 키득거리며 연신 신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선희야, 인영아, 세영아, 영금아!
너희들이 너무나 보고싶구나!
다들 넉넉한 아줌마들이 되어있을텐데, 만나면 사흘밤을 세워도 모자랄 이야기보따리를 한가득 풀어놓고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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