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오래된 기억 한 귀퉁이
엄마 손을 놓치고는 목 놓아
울던 한 아이가 벽에 걸려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잃은 양
세월 흐를수록 반짝이며
더욱 선명해지는 흑백 눈물이여
그리고 또 한 번 그 손을 놓쳤다
한 번 놓친 것은 잡지 못하는가
모퉁이 돌아 재 너머로 가버린 엄마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한 번 가고나면 돌아오지 않는 것이
어디 세월뿐이었을까
온종일 불러도 대답 없는 것들
후회가 가슴을 치는 저녁마다
늙은 개 한 마리 어슬렁거리고
산자락을 내려 온 어둠 혼자 울고 있어라
지금은 내 손 바닥의 손금처럼
익숙해진 손 하나 잡고 산다.
내 손끝의 지문도 이제 엄마 손을
서서히 닮아가고 있다.
이지형 :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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