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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유민경
2008.01.11
조회 47
퇴근하여 집으로 들어가는 길...
칠흙같이 어둡고 고요한 밤입니다.
세상은 온통 눈으로 덮힌 듯 새하얀 눈송이..
그 탐스런 눈꽃들이 그리 싫지만은 않은 밤입니다.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가로등 불빛 아래
반짝거리며 빛나는 소담스런 눈을 보니
재작년 겨울에 있었던 일들이 불빛아래 흔들리며
뽀드득, 뽀드득 내 발자국을 따라옵니다.
서로 꼭, 팔짱 낀 채 걷던 그 눈길...
골목길 위로처럼 흘러내리는 따스한 주황색 포장마차의
불빛에 이끌려 들어가 따끈한 어무 국물 한 그릇 놓고
사랑이 피어났습니다.
많은 말을 건네진 않았지만 서로의 눈빛 만으로도
가슴가득 차오르던, 그 어떤 충만함...
날씨는 비록 춥지만 어느 때보다도 포근하고 따스한 계절, 겨울!
그러나 그 생각도 잠시..
집앞에 다다르면 발걸음이 잠시 멈칫합니다.
부엌을 통해야만 들어가는 나의 조그만 자취방..에
들어가기 위해 주머니속에 있던 따스한 열쇠를 꺼내
얼음장처럼 차가운 자물쇠를 만지는 그 순간의 느낌...
그리고 텅 빈, 부엌과 쓸슬한 그릇들이 낮게 엎드려 잠을 자고
방문을 열면 훅, 한 호흡과 함께 어둠과 외로움과 냉기가
한꺼번에 엄습하는 그 느낌...
"왔냐? 추운데 고생했네 우리 딸~"
하며 반겨주실 것 같은 엄마 모습도...
늘 아랫목에 누워계시던 창백하던 아빠의 희미하던 미소가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아니, 적어도 불이 켜진 내 방을 바라본다는것!
누군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 나를 염려하며 따뜻한 저녁밥 지어넣고
기다려 줄 사람이 있으면...얼마나 좋을까? 하고
잠시, 부질없는 생각..부쩍 하는 요즘입니다.
아마도..한살 더 먹은 탓이겠지요..
나이 탓이지요.
서른이 훨씬 넘어, 중반쯤...
이 어중간한 나이...
시간이 흐를수록 누군가가, 이렇게 사무치도록 그리운 것은
생애 처음이지 싶습니다.
그나마 반겨주는 것은 라디오..
유일무이한 내 친구! 내 애인!
나를 잠속으로 이끌어주는 다정한 연인!
오늘도 달콤한 목소리에 젖어 뜨거운 보리차 한 잔 마시며
꽁공 언 마음을 녹입니다.
오늘은 눈이 내려서 그런지 더욱 정겨운 노래들이 더 많네요.
부디..늘 지금처럼 함께하여주시길요!
조용히 소망+기도합니다.
들리시지요?............^^
2008년 들어 첫눈이네요.
이루의 겨울나기 청합니다. 제 마음을 닮은 듯싶어 좋아하게 되었어요
인천 만수동에서 유민경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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